원래 군사용이었지만 상용화 돼 ‘인기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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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S, 가상현실(VR)은 군사용으로 개발됐으나 지금은 소비자에게 빠질 수 없는 인기 제품이 됐다.[AP]
GPS·인터넷·가상현실·마이크로 웨이브 등
현대 생활에 필수적인 제품으로 자리잡아

‘전쟁은 또 다른 창조’라고 했던가? 모순과도 같은 말이지만 전쟁 중에 군사 목적으로 개발된 전시용 물자 중에 현재 일상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 것들 것 의외로 많다. 미군에서 연구 개발은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만 연구개발비로 420억달러를 사용했을 정도다. 그렇다면 군사 작전을 위해서 또 전쟁의 승리를 위해 개발된 것 중에 상업화돼 우리 삶에 깊숙이 파고든 생필품들은 무엇일까?

■ GPS
자동차나 스마트폰에 기본으로 적용돼 사용되고 있는 위성위치정보시스템(GPS)은 1960년대 국방부에서 개발된 일종의 발명품이다. 위성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GPS의 원리는 1994년 3월이 되어서야 완벽하게 성능을 구현할 수 있었다. 당시 핵잠수함이 핵미사일 발사 전 자신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GPS가 본격적으로 개발됐다. 1983년 대한항공 007편이 경로 이탈 후 옛 소련군에 의해 격추된 사건이 계기가 되면서 GPS의 민간 사용이 허용됐다.
■ 선글라스
자외선 차단 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해 이제는 눈보호와 패션 목적의 생필품으로 자리잡은 선글라스는 공군 조종사를 위한 군사용 장비에서 비롯됐다. 조종사들은 시야 확보와 두통 방지를 위해 선글라스를 착용했다. 1037년 선글라스가 ‘레이 반’(Ray Ban)이란 브랜드로 상용화되면서 급속도로 번져 나갔다. 1950년대 들어서 할리웃 스타들이 선글라스를 애용하면서 보편화됐고 현재는 패션 아이템의 하나로 각광을 받고 있다.
■ 인터넷
인터넷이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전 세계 일상 속에 파고든 인터넷은 1960년대 개발됐다. 당시 미군은 통신시설이 파괴될 경우 대체 통신으로 컴퓨터 2대를 연결해 만든 ‘알파넷’(ARPANET)이 인터넷의 시초다. 이후 1983년 알파넷에 관심을 갖는 민간 기업이 늘어나면서 군사용과 분리돼 본격적으로 현재의 인터넷 기반이 구축되기 시작했다.
■ 마이크로웨이브 오븐
가정용 가전제품으로 빠질 수 없는 마이크로웨이브 오븐도 원래 군사용 목적에서 개발된 것이다. 1945년 레이더 개발을 하던 중 주머니 속에 넣어둔 초콜릿이 녹은 데서 착안해 레이더 장비였던 마그네트론을 마이크로웨이브 오븐의 핵심 부품으로 사용했던 것. 1954년 미국에서 첫 마이크로웨이브가 가전제품으로 세상에 나오면서 이제는 전 세계의 주방 필수품이 되었다.
■ 가상현실(Virtual Reality)
21세기 게임 및 엔터테인먼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마치 비디오 게임을 현실에서 구현하는 가상현실(VR)이다. VR은 원래 공군 조종사들의 모의 훈련을 위해 고안된 것이다. 1979년 공군에서 최초로 머리에 착용하는 VR 비행 모의 훈련 프로그램이 개발됐다. VR 덕분에 수억달러에 달하는 항공기를 직접 운항하지 않아도 가상 훈련을 할 수 있어 비용 절감에 기여했다.<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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