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서명 임박 G2···벌써 2단계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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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진핑과 20일 전화통화
“좋은 대화···이른 시일 내 서명”
2단계선 첨단기술 관련 논의
중국 보조금 문제 놓고 갈등 예상
홍콩·신장 인권이슈도 변수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난 20일(현지시간) 전화통화에서 미중 간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년 1월 서명 가능성에 한층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시 주석이 홍콩·신장 등과 관련된 사안에 대한 미국의 부정적 언행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중국이 약속한 2,000억달러어치 미국산 상품 추가 구매도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제기돼 향후 이어질 무역협상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과 통화한 뒤 트위터를 통해 “시 주석과 우리의 대규모 무역합의에 대해 아주 좋은 대화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이미 (미국의) 농산물 등을 대규모로 사들이기 시작했다. 공식 서명식이 마련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1단계 무역합의 서명 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21일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보수청년단체 ‘터닝포인트 USA’ 행사에서 “우리는 방금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돌파구를 마련했으며 매우 이른 시일 내(very shortly)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이 내년 1월 초에 이뤄질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시 주석도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해 “평등과 상호존중의 원칙에 기초해 합의에 도달했다”며 “이번 합의는 전 세계의 평화와 번영뿐 아니라 중국과 미국에도 이로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양국 정상은 2단계 무역협상 추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20일 블룸버그TV에 출연해 2단계 협상에서 첨단기술 관련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 장관은 “첨단기술 문제는 중국의 입법기관을 통해 법제화해야 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이 부분이 어려워 매우 조심스럽고 세심하게 다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중국의 산업보조금 정책을 첨단기술 관련 최고 난제로 여겨왔다. 특히 중국이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추진하는 ‘중국제조 2025’ 정책 관련 기업에 보조금이 집중돼 양국이 접점을 찾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돼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지난해 자국 상장기업에 지급한 보조금은 1,562억위안(약 26조200억원)으로 2013년 이후 2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2단계 무역협상의 뇌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과 홍콩·신장·티베트 관련 사안에 대한 미국의 부정적 언행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으며 이런 미국의 행동이 중국의 내정을 간섭하고 이해를 해쳤다고 지적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의 홍콩인권법 통과 및 중국에 대한 인권침해 비판 등을 문제 삼으며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외사위원회도 21일 대변인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과 홍콩·신장 문제 관련 조항을 담은 2020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서명한 데 대해 ‘내정간섭’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 따라 향후 2년간 2,000억달러어치 미국산 제품·서비스의 추가 구매를 약속한 데 대한 회의론도 커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이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로부터의 수입을 대폭 줄여야 하는데 이 경우 다른 교역 파트너들을 분노하게 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무역분쟁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약속은 수학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세계 무역과 공급망에 대한 장기 충격을 생각한다면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전했다.<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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