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젊음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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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웅(자유기고가/글렌뷰)

 

한때 한참 유행하던 말이 있다. 영화배우 신구 씨가 표현한 “ 너희들이 게 맛을 알아 ? “  이것은 2002년 어느 햄버거 광고 중의 한 장면으로 담은 것에서 나온 말이다. 젊은 사람들이 어르신들의 마음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것 들이 많다. “ 너희들이 어르신들의 마음을 알아 ? “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다  라는 것을 누구나가 다 안다. 나이들어도 이런 저런 인연으로 새로운 사람과 사귀게 된다. 노인들은 석달 정도 사귀다 보면 반복 되어지는 이야기가 재미 있어 진다.  두번 세번  듣는 이야기 일 망정 그것이 시간을 끌고 가기 때문에 이미 들어서 알고 있는 것이라해도 서로가 이해를 한다. 누구도 전에 이야기 했던거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또 들어도 멀거니 얼굴만 처다 보는 것 보다는 좋은 것이다. 의미없이 듣는 것이다. 같은 상황이 젊은 사람들과의 대화에 나타나게 되면 달라진다. 같은  이야기를 반복한다는 것은 듣기 거북한 것이기에 듣는 얼굴의 표정부터 달라진다.

나이가 들어야 만이 알게 되는 사실들이 있다. 노인의 특징은  감각기능의 저하에 있다.  그 다음으론 인지기능도 떨어짐은 물론이요, 정신기능도 떨어진다. 생물학적 노화와 사회학적인 노화가 같이 온다.  그런데 노년이 되어도 줄지 않는게 하나 있다. 심리기능은 오히려 증가 된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같지는 않다. 인간은 개개인이 특이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 특이함을 서로가 인정치 못하게 되는 상황이 노인이 되면 나타난다.  노인들의 모임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조금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들이 있다. 서로가 서로에 전하는 인사 부터 달라지는 듯 하다. 마음으로는 인사를 했는데 표현이 안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것이 노인이다. 그런데 서로가 인사를 못 받게 됨을 싫어한다.  오해는 서로가 빨리 한다. 이해심의 부족함이 생긴다. 굳어진 사고력의 한 단면이 이렇게 나타나는 듯 하다. 더하여 굳어지는 것은 바로 고집이라는 거다.  유일하게  고집은 증가되어 간다. 이런 현상은 곧  심리기능이 펄펄하게 살아 있다는 증거이다.  젊은이들이 이해를 해야 할 것 중에 하나는,  나이든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려 하지 말아야 한다. 굳어진 생각은 하루아침에 생겨난 것이 아니다. 이마에 생긴 주름 만큼이나 겹겹의 세월 속에 다져진 생각의  결과물이다. 물론 다 그런건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나이먹어 가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런 현상인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젊어서는 싫어하던 칼국수를 즐겨 드시는 경우도 보게 된다.  어느 날 부터인가는 소고기를 좋아 하던 분이 닭고기를 즐겨 드신다. 이런건 다 간단한 이유에서 생겨나는 거다. 솔직히 말 하면,  자기 보호 능력에서 나오는 결과라는 거다. 부실한 치아를 갖고 있다는 증거의 표출을 그런 식으로 하는 거다.  이런걸 감지하는 능력이 랄까 하는 것은 세대간의 유대로 잘 다진 결과에서 만 보게 되고, 알게 되는 것이다. 이걸 굳이 다른 말로 한다면,  “ 연대(連帶)의 원동력 “ 이라는 것이다. 이 연대의 중요함을 실천하는 곳이 교회이다.  인생의 두 시기 곧,  청춘(Young)과 노년(Old)의 만남을 부드럽게 이어주는 매개체가 신앙이라는 모임에서 생겨 나기 때문이다.  세대간 유대의 중요함을 역설한 사람이 있다.  2019년 파나마 대주교인 호세 도밍고 (José Domingo)라는 분이 신앙속에 응집되어 들어 온 세대간의 존재는 모든이들에게 좋은 기억을 남겨 준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삶의 기준도 여기에서 생겨나며, 다음세대로 전이(轉移)되는 것도 쉽게 이루어지는 곳이다.

노년과 젊음이 부담없이 얼굴을 마주대하여도 좋은 곳이 교회이다. 이걸 다른말로 하면 사회의 결속이 보장되는 곳이다. 그런데 이걸 멀리 하는 시간이 길게 되어 가는게 안타까울 뿐이다. 벌써 한달이 훨씬 넘었다. 하루 빨리 젊음을 만나고 싶은건, 나만의 생각이 아닐 것 같다. 하루라도 빨리 물러가 주기를, 우리 모두 두 손 모아 빌고 있다.(moowkim2003@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