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속 럭서리 호텔들 ‘반짝 호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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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안전과 쾌적함을 즐기려는 목적으로 고급 호텔에 장기 투숙하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로즈우드 미라마르 비치 리조트 내 호텔 모습.[LA 타임스]

“안전하게 여가 즐기자” 부유층 사이 호캉스 유행
뉴욕, 베벌리힐스등 예약 급증하며 업계 활력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호텔에서 휴가나 여가 시간을 보내는 소위 ‘호캉스’(호텔+바캉스)를 즐길 수 있는 고급 호텔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풍광 좋은 곳에 쾌적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언택트’ 서비스도 받을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일부 부유층을 중심으로 장기 투숙의 호캉스까지 등장할 정도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뉴욕과 LA를 중심으로 고급 호텔에서 보내는 럭셔리 호캉스를 즐기려는 수요가 급증해 관련 산업에 활력소가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급 호캉스 수요를 끌어 올리는 데는 코로나19 사태가 한몫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따라 재택 근무와 원격 수업이 하나의 생활 패턴으로 굳어지자 제한된 주택 공간에서 벗어나 안전하면서도 탁트인 환경에서 생활하려는 욕구들이 커지면서 일부 부유층들은 수개월씩 고급 호텔에 장기 투숙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베벌리힐스 호텔이나 벨에어 호텔과 같은 고급 호텔에 90일 이상 장기 예약이 코로나19가 발생한 직후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장기 예약자의 대부분이 LA 출신의 토박이들이다.

이들 호텔에는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 방역 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간호사는 물론 위기관리 전문가가 상주해 투숙객들의 안전을 관리하고 있다.  고급 호텔의 호캉스 수요가 급증하자 업계는 럭셔리 호캉스 서비스 확장에 전력을 쏟고 있다.

전 세계 19개 호텔을 소유하고 캘리포니아주 오베르주 리조트는 체인 호텔에 2달 이상 장기 예약자에게는 30~40%의 숙박비 할인과 함께 동반 자녀를 위한 개별 학습 교사가 제공되며, 호텔 방은 주방 및 세탁 시설을 갖추고 있다. 오베르주 리조트는 고급 호캉스 서비스를 내놓고 나서 투숙 기간 연장률이 300%나 급증했다고 밝혔다.

고급 호텔의 호캉스는 비단 미국 내 고급 호텔에만 국한되지 않고 해외에 있는 고급 리조트 호텔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여행이 엄격하게 제한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고급 호텔의 호캉스 지역으로 한적하고 외딴 섬에 위치한 호텔들이 선호되고 있다. 주로 카리비안 섬 지역이 각광을 받고 있는데 2,000달러에 12개월 방문비자를 받을 수 있으며 비자 소지자는 1년 내내 원격으로 재택 근무를 할 수 있고 면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고급 호캉스의 높은 가격이다. 최상의 환경과 서비스가 제공되는 만큼 그만한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해 일반인들이 이용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하고 있다.

일례로 로즈우드 미라마르 해변에 위치한 리조트의 경우 2베드룸을 1년 장기 예약을 하면 30%의 할인 가격이 110만달러에 달할 정도다. 일반인들에게 고급 호텔의 호캉스는 꿈도 꾸어볼 수 없는 ‘그림의 떡’인 셈이다.<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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