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 누리는 주택 시장, 매물 부족에 발목 잡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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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주택 매물 부족 현상에 신규 주택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상황이 주택 시장 활성화에 저해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로이터]

기존 주택 부족에 신규 주택 건설 비용 급증
역대 최저 모기지 금리 이점 상쇄할 수도 우려

미국 내 주택 시장이 사상 최저치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에 힘입어 강력한 주택 구입 수요층의 지지를 토대로 호황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매물 부족 현상이 극심해지면서 고공 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주택 가격이 호황세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재비 인상 등 건설 비용 부담 때문에 주택 건설업체들이 신규 주택 건설을 꺼려 매물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하는데다 높은 주택 가격이 동시에 겹치면서 주택 수요층의 구매력을 꺾어 주택 시장이 성장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블룸버그통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주택 가격과 판매 상승률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미국 주택 시장이 호황세를 보이고 있지만 극심한 매물 부족 현상과 높은 주택 가격이 주택 수요층의 시장 이탈의 원인으로 작용해 동력을 잃게 될 수 있다고 26일 보도했다.

미국 주택 시장의 매물 부족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기존 주택 매물은 몇 년 간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전년 대비 10.5%나 판매가 증가해 14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 8월 주택 시장에 나온 기존 주택 매물은 149만 채로 1년 전보다 18.6% 감소했다. 8월 판매 속도를 감안하면 시장의 매물이 청산되는 데는 정상인 6.0개월에 비해 3.0개월 밖에 안 걸린다.

매물 부족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는 배경에는 신규 주택 건설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주택 건설업체들도 있다.

연방 상무부에 따르면 8월 신규 주택 착공 건수가 전달보다 5.1% 줄어든 142만건(연율 환산)으로 집계됐다. 4개월 만의 첫 감소세로,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 149만건을 크게 밑돈 결과다.

신규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기존 주택 매물로 주택 시장의 호황세를 지속하기에는 한계가 있다.주택 건설업체들이 신규 주태 건설을 꺼리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바로 비용 대비 이윤이 별로 남지 않는다는 것이다.

목재를 비롯한 건설 자재비가 코로나19 사태로 전반적으로 인상되어 건설 비용이 상승하게 됐다. 전국주택건설업협회에 따르면 기본 주택 건설에 1만6,000달러의 목재비가 추가로 소요될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목재 공급도 원활하지 않아 구하기 조차 힘든 상황이다. 여기에 주택 건설을 위한 토지를 확보하는 일도 만만치 않아 신규 주택 건설에 따른 비용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오히려 재택근무 등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고급 주택 내에 사무실 공간을 위한 리모델링 작업이 훨씬 이윤이 더 많이 남아 건설업체들이 고급 주택 리모델링으로 쏠리고 있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매물 부족에 따른 기존 주택의 판매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자재비 상승에 따른 신규 주택 가격 역시 높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주택 시장에 오히려 독일 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신규 주택을 포함해 천정부지로 오르는 주택 가격이 주택 수요층의 구매력을 훨씬 상회하게 되면 기존 수요층은 물론 잠재 수요층까지 주택 구입을 포기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현재 주택 가격 상승은 주택 소유주들에게는 희소식이지만 잠재적 주택 구매자들에게는 절망의 소식일 될 수도 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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