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일자리 400만개 영구적으로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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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난달까지 모두 380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지면서 실물 경제 회복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로이터]

기업 잇단 감원 계획 속 전문가들 “회복 어렵다”
추가 경기부양책에 희망

미국의 일자리 증가세가 석 달 연속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영구 실업자로 분류되면서 사라져 버린 일자리의 수가 400만개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일시적 해고나 무급 휴직에 들어갔던 직장인들이 폐업과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일자리를 잃게 되고 있는데다 신규 일자리 창출도 예상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 경기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CNN은 연방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이 2일에 발표한 결과를 인용해 9월 미국 내 영구 실업자 수는 전달 대비 34만5,000명이 증가한 380만명(계절 조정치)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3일 보도했다.

영구 실업자란 ‘직장에서 완전히 해고된 실업자’를 뜻하는데 일시적인 해고나 무급 휴직자들이 대거 완전 실업자 상황으로 전락한 것이 연방 노동통계국 자료에 수치로 반영된 것이다.

9월에 380만개 일자리가 사라진 것은 코로나19 사태 바로 직전이 지난 2월과 비교해 무려 3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2월은 실업자 수가 19년 만에 가장 최저치를 기록한 달이기도 하다. 9월 현재 완전 해고 상황에 있는 영구 실업자 비율은 전체 실업자 중에서 35.6%를 차지하고 있다. 4월의 11.1%와 비교하면 5개월 사이에 무려 24.5%포인트나 영구 실업자 수가 증가한 셈이다.

문제는 미국 내 고용 상황이 시간이 갈수록 더 악화될 수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특히 대기업을 중심으로 대량 해고가 예고되어 있어 실업 사태의 불이 대기업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디즈니가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월드 등 미국 내 테마파크에서 일하는 직원 2만8,000명을 해고할 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보험사인 올스테이트는 3,800명의 신규 감원 계획을 갖고 있다.

세계적인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비영업 부서를 중심으로 400명 가량을 감원할 계획이고 씨티그룹과 웰스파고 역시 인적 구조조정 과정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미국 내 주요 항공사인 아메리칸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이 3만2,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CNN 방송은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영원히 사라진 건 코로나19가 미 경제에 지속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는 증거”라고 풀이했다.

대량 해고에 따른 영구 실업자 수 증가는 미국 경제에 치명적이다.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수입 감소로 인한 소비 지출이 둔화하게 되면 미국의 실물경제는 악순환에 놓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기 회복에 대한 근본 동인을 잃게 되는 셈이다. 이는 추가 경기 부양책이 적기에 시장에 적용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시 백악관 경제수석을 지낸 오스탄 굴스비 현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 교수는 “(영구 실업자 수는) 우려할만한 징조”라며 “현재 3분의 2 정도 회복되었다고 해도 수백만 개의 업소들이 문을 닫고 일자리가 영원히 없어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고용 시장이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회복을 하는 데는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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