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타는 없었다···부통령 후보 토론 “해리스 판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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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펜스.[로이터]
카말라 해리스.[로이터]

대통령급 관심···코로나·미중관계 등 전방위 충돌
‘승자는 누구?’ 여론조사 “해리스 59%, 펜스 38%”

지금까지 미국 대선에서 부통령 후보 간 TV토론에 관심이 집중된 적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맞붙었던 지난달 29일 대통령 후보 1차 TV토론이 엉망이었던데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후 15일로 예정된 2차 토론 개최 여부가 불확실해지자 대리전에 관심이 몰린 것이다.

공화당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민주당 카말라 해리스 연방상원의원이 지난 7일 맞붙은 토론은 코로나19 대응, 미중관계 등 정책 이슈를 두고 90분간 차분하면서도 치열하게 진행됐다. 언론들은 “2024년 차기 대선 전초전을 보는 듯했다”고 평가했다.

첫 주제인 코로나19 대응부터 해리스 의원의 공세가 거셌다. 그는 트럼프 정부의 대응을 “역대 정부 사상 최대 실패”라고 비판하며 “미국인은 트럼프 정부의 무능함 때문에 너무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펜스 부통령은 “(바이든ㆍ해리스 후보는) 백신에 대한 신뢰도를 평가절하한다”면서 “사람들 목숨을 정치화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맞섰다. 그는 2009년 오바마 정부가 돼지독감 대응에 실패했다고 주장하며 트럼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옹호했고, “오바마케어는 재앙”이라고 몰아붙이기도 했다.

대통령 후보 토론 때와 달리 외교안보정책을 두고도 공방이 오갔다. 해리스 의원은 “(동맹과의) 관계는 우리의 위대한 군대와 함께 항상 미국의 힘을 보여주는 한 부분이었지만 트럼프는 이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반면 펜스 부통령은 이슬람국가(ISIS) 격퇴 등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업적을 앞세웠다.

미중관계 입장은 엇갈렸다. 펜스 부통령은 “중국은 코로나19로 비난받아야 한다”며 ‘중국 책임론’을 제기했다. 해리스 의원은 미중 무역갈등이 미국의 일자리 손실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의 중국에 대한 관점과 접근법이 결과적으로 미국인의 목숨, 일자리, 입지 등을 훼손시켰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는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자 인준, 인종차별 항의시위에도 의견 차이를 보였다. 펜스 부통령은 “대법관 숫자를 늘릴 것이냐”고 공격했고, 해리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백인우월주의단체 옹호 발언을 비판했다.

경찰의 가혹행위를 둘러싼 인종차별 항의시위 문제에 대해 펜스 부통령은 “바이든이 법 집행관이 소수인종에 편견을 갖고 있다고 믿는 것은 이들에 대한 대단한 모욕”이라고 말했고, 해리스 후보는 “경찰과 형사 시스템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CNN이 SSRS와 함께 TV토론 직후 6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번 토론의 승자로 59%는 해리스를, 38%는 펜스를 꼽았다.

기후변화 문제를 놓고서도 해리스 후보는 정부가 이 문제에 대처하고 미국의 정책을 주도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펜스 부통령은 해리스 후보가 미국인과 일자리보다 급진적 환경정책을 우선시했다며 비용 문제를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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