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 벌써 폭력···상가들 약탈대비 ‘합판 중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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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 만일에 발생할 지 모를 소요사태 등을 우려해 LA와 베벌리힐스 등 곳곳의 상가와 업소들이 출입문과 외벽을 나무 패널로 막는 등 대비에 나섰다. 2일 LA 한인타운 코리아타운 플라자 샤핑센터에서 인부들이 웨스턴길 쪽 대형 출입문들을 나무판으로 막고 있다.[박상혁 기자]

지지자들 충돌···결과나오면 대규모 소요 우려
미전역 주요도시 대규모 경찰력 배치 초긴장

미국 전역이 대선을 전후해 폭력 사태가 벌어질까 긴장하고 있다. 선거 결과에 불복하는 극단주의자들의 무력 사용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대선일을 하루 앞둔 2일 전역 곳곳에서 실제 폭력 사태가 빚어졌다. 2일 CNN과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선을 앞두고 미국 전역에서 막판 차량 선거운동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반대하는 유권자들과 충돌했다.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서는 지난 1일 남부 연합 상징물인 로버트 리 장군 동상 인근에서 차량 선거 운동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총기를 동원해 반 트럼프 유권자들을 위협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반트럼프 시위대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리 장군 동상에 접근하려 하자 이를 막아섰고, 트럼프 지지자들은 정차돼있던 빈 차량을 향해 총을 쏘고 일부 행인에게 호신용 최루액을 분사했다.

캔자스주 노스토피카에서는 지난달 31일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한 남성이 자신의 집 앞 잔디밭에 설치돼있던 트럼프 대통령 지지 팻말을 3명의 남성이 훔쳤다고 주장하면서 이들에게 총을 발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총격으로 1명이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고, 나머지 2명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소셜미디어에는 화가 난 흑인 여성이 트럼프 지지자 차량을 향해 계란을 집어 던지는 장면도 올라왔다. 현지 주민 앨런 피어슨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흑인 커뮤니티에 의도적으로 들어왔다. 그들은 탈레반 같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또 지난 1일 뉴욕, 뉴저지, 콜로라도 등에서 차량을 몰고 나와 고속도로와 다리를 폐쇄했다. 이들은 트럼프 캠프 선거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모자를 쓴 채 깃발을 흔들고 경적을 울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각 지역 경찰 당국은 선거일에 투입할 경찰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느라 분주하고, 상가들은 만약에 발생할 지 모를 소요사태에 따른 약탈과 기물파손 등 피해를 막기 위해 업소에 보호용 판넬을 설치하는 자구책까지 마련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국 주요 도시 경찰들이 선거 당일 투표소 인근을 중심으로 과거 대선 때보다 더 많은 경찰력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LA 경찰국은 별도로 120명의 시위군중 관리 요원을 양성했다. 그간 매 선거마다 1,201개 투표소에 각각 최소 1명의 경찰을 배치했던 뉴욕시는 이번에 수백명을 추가 투입할 방침이다.

연방 국토안보부 등 주요 부처들도 두 후보 지지자 간 충돌, 갑작스러운 준군사조직 출현, 사이버 공격 등 여러 양태의 폭력 사태에 대비하는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결과 발표가 늦을수록 폭력사태 발발 가능성은 더 커질 수 있다. 전반적인 상황 전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달렸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비영리단체 남부빈곤법률센터(SPLC)의 극단주의 단체 분석가인 캐시 밀러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우파 언론이 ‘투표 사기가 있다’는 식의 메시지를 내놓기 시작하면 (극단주의자들이) 투표소로 모여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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