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다윗의 후손 그리스도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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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국 목사(횃불트리니티 총장 어시스턴트/횃불재단 DMIN 스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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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론으로 이거한 후에 여고냐는 스알디엘을 낳고 스알디엘은 스룹바벨을 낳고” (마 1:12). 이 구절은 예수님의 법적 아버지인 요셉까지 다윗의 혈통이 이어짐을 나타낸다. 이들은 죽어버린 나무, 무너저버린 다윗 왕조에서 새싹이 태어나게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조상들이다. 이들은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울었던 소쩍새처럼, 먹구름 뒤에서 울었던 천둥처럼 조용히 제왕의 길을 예배했던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들의 법적 혈통을 타고서 드디어 왕이 태어났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 시다.

그런데 마태복음 1장에는 뜻하지 않은 반전이 있다. “야곱은 마리아의 남편 요셉을 낳았으니 마리아에게서 그리스도라 칭하는 예수가 나시니라” (마 1:16). 지금까지 열거한 예수님의 계보를 보면 후손을 태어나게 한 주체가 아버지, 즉, 남자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낳고, 이삭이 야곱을 낳았다고 한다. 여인의 이름이 4번 등장하지만, 여전히 주체는 남자다. 예를 들어, 1:5는, “살몬은 라합에게서 보아스를 낳았다”고 하지만, 여전히 주체는 남자다. 그런데 마 1:16에 극적인 반전이 있다. 예수님을 낳은 주체는 요셉이 아닌, 어머니 마리아라고 한다. 왜 그럴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마 1:18이 증거한대로 예수님은 요셉과는 상관없이 마리아가 성령으로 잉태했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는 하나님이 창세기 3장에서 약속한 것에 대한 성취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가 죄를 범한 이후 이런 약속을 하셨다. “내가 너로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고 너의 후손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니 여자의 후손은 네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요 너는 그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이니라” (창 3:15).

즉 예수님은 약속된 여자의 후손, 하와의 후손임을 나타내기 위해서 본문은 의도적으로 예수님이 마리아에게서 나옴을 설명한다. 하지만 여기에 아이러니가 있다. 요셉처럼 마리아도 역시 다윗의 후손이라는 점이다. 법적으로는 다윗의 후손인 요셉의 후손이요, 혈통적으로도 다윗의 후손인 마리아의 후손이 된다. 따라서 저자 마태는 예수 그리스도가 오래전부터 약속된 다윗의 후손으로서의 왕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하지만 예수님이 정말로 다윗의 후손일까? 또 하나의 반전이 나타난다. 마태복음 1장에서 예수님은 다윗의 후손임을 강조하는 저자 마태가 복음서 후반부에서는 다윗의 후손이 아니라고 역설한다. 마태복음 후반부에서 바리새인들이 모였을 때 예수님이 그들에게 묻는다. “너희는 그리스도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뉘 자손이냐?” “다윗의 자손입니다”라고 그들이 대답한다. 그러자 예수님은 시편 110 말씀을 인용해서 묻는다. “그러면 다윗이 성령에 감동하여 어찌 그리스도를 주라 칭하여 말하되 주께서 내 주께 이르시되 내가 네 원수를 네 발아래 둘 때까지 내 우편에 앉았으라 하셨도다 하였느냐 다윗이 그리스도를 주라 칭하였은즉 어찌 그의 자손이 되겠느냐?” (마 22:44-45). 이 질문에 대해서 바리새인들은 한 마디도 못하고, 예수님에게 감히 묻지도 못했다 (마 22:46).

시편 110편은 다윗의 시다. 다윗이 고백하기를 “여호와께서 내 주에게 말씀하셨다”라고 하는데, 앞의 “여호와”는 누구인지 알겠는데, 뒤의 “주”는 누구인가? 사실, 이런 이유로 시편 110:1은 오랫동안 해석하기 난해한 구절이었다. 예수님은 이 구절을 인용하셔서, 만약에 약속의 그리스도, 메시야가 다윗의 후손이라면 어떻게 다윗은 자기 후손을 가리켜 하나님을 나타내는 칭호인 나의 주라고 했느냐고 묻는다.

예수님은 메시야가 다윗의 후손뿐만이 아니라 다윗보다 훨씬 전에, 영원 전에 계신 성자 하나님이라는 것을 말씀한다. 그렇다. 예수님은 단지 다윗의 후손뿐만이 아닌 다윗의 뿌리로서 영원 전부터 계신 하나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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