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부터 미국 메디케어(Medicare) 가입자들이 비만 치료용 GLP-1 계열 체중감량약을 월 50달러 수준에 이용할 수 있는 새 프로그램이 시행될 전망이다. 이는 메디케어가 오랫동안 체중감량 치료를 보장 대상에서 제외해왔다는 점에서 큰 정책 변화로 평가된다.
대상 약물에는 위고비(Wegovy), 젭바운드(Zepbound), 파운다요(Foundayo) 등이 포함된다. 현재 이들 약물은 보험이 없을 경우 월 149달러에서 최대 699달러에 달할 정도로 가격 부담이 크다.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CMS)는 이번 제도를 ‘메디케어 GLP-1 브리지(Medicare GLP-1 Bridge)’ 시범 프로그램으로 운영한다. 시행 기간은 2026년 7월 1일부터 2027년 12월 31일까지다. 정부는 장기 제도 도입 전 과도기적 지원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프로그램 이용을 위해서는 우선 메디케어 파트D(Part D) 처방약 플랜에 가입돼 있어야 한다. 이후 체질량지수(BMI)와 건강 상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BMI 27 이상이면서 심장질환이나 당뇨 전단계 등의 질환이 있는 경우 대상이 되며, BMI 35 이상은 자동 자격이 주어진다.
다만 이용 방식은 일반 메디케어와 다소 다르다. 가입자는 기존 보험 플랜을 통하지 않고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의사가 CMS 계약업체인 휴매나 시스템을 통해 처방을 제출하면 승인 후 약국에서 월 50달러 정액 본인부담금(copay)으로 약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정책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 절감이다. 특히 약물 용량이 증가해도 본인 부담금이 월 50달러로 유지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재 정부 할인 사이트인 트럼프Rx(TrumpRx)를 이용하더라도 위고비는 월 199~399달러, 젭바운드는 최대 699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한계도 적지 않다. 월 50달러 부담금은 메디케어 파트D 공제액이나 연간 본인 부담 상한선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또 프로그램이 2027년 종료될 예정이어서 장기 복용 환자들의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연구에 따르면 GLP-1 약물을 중단할 경우 상당수 환자들이 감량한 체중을 다시 회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 노인들에게는 여전히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메디케어 저소득 지원 프로그램(Extra Help)을 받고 있는 가입자들도 이번 프로그램에는 별도 지원을 적용받을 수 없다. KFF의 줄리엣 쿠반스키 부국장은 “월 750달러 사회보장연금으로 생활하는 노인에게 월 50달러도 큰 부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정책은 체중감량 목적 처방에만 적용된다. 당뇨병이나 심혈관 질환 치료 목적으로 같은 약물을 사용하는 환자들은 기존 파트D 플랜을 계속 이용해야 하며, 경우에 따라 더 높은 비용을 부담할 수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당초 민간 보험사 참여를 전제로 한 장기 프로그램을 추진했지만, 참여 보험사가 부족해지면서 시범사업 기간을 18개월로 연장했다. 전문가들은 이 제도가 메디케어 재정에 연간 수십억 달러 추가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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