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넬대 박물관 소장품
▶ LA 한인 노부부가 기증
▶ 김병수·라완균 부부 요청
▶ 첫 해외 기증 유산 반환

조선시대 왕실 문화유산인 ‘보소당인(寶蘇堂印) 10폭 병풍’ 일부가 코넬대 존슨박물관에서 한국으로 돌아갔다. 해외 박물관에 정식 기증됐던 한국 문화유산이 기증자의 요청과 박물관의 협조를 통해 반환된 첫 사례로 기록되면서 학술적·역사적 의미를 더하고 있다.
한국 국회등록법인 문화유산회복재단의 이상근 이사장은 최근 본보와의 내방 인터뷰에서 “이번에 환수된 3폭 병풍은 10폭 병풍 중 일부로 LA에 거주하는 김병수(미국명 앤드류 김)씨 부부가 모교인 코넬대에 기증했던 것이며, 정밀 조사한 결과 조선 제24대 왕 헌종 시기에 제작된 진본임이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재단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본과 디지털 장서각 자료 등을 대조 분석한 끝에 145개의 인장이 담긴 3폭이 진본임을 확인했다. 보소당은 전각과 서화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헌종(재위 1827~1849)의 당호다. 헌종은 선대와 당대의 인장 700여 개를 수집해 ‘보소당인’을 편찬했고, 이 가운데 465방을 엄선해 10폭 병풍으로 제작하게 했다.
이번 반환은 기증자인 김병수·라완균 부부의 요청에서 시작됐다. 이들 부부는 지난해 문화유산회복재단 산하 환수문화유산기념박물관(충남 아산시 소재) 개관식에 참석한 뒤 자신들의 기증으로 코넬대 수장고에 보관 중이던 병풍의 반환 의사를 전달했고, 박물관 측이 이를 존중하면서 반환 절차가 성사됐다.
박현만 환수문화유산기념박물관 회장은 “해외 박물관에 기증됐던 한국 문화유산이 기증자의 뜻과 박물관의 협조로 돌아온 첫 사례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환수된 유물은 미래 세대 교육과 문화유산 보존의 중요성을 알리는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단 측은 지난 달 LA를 방문해 나머지 7폭 병풍의 소재를 확인하는 추가 조사도 진행했다. 이와 함께 김병수씨 부부에게 관련 출판물과 기증 인증서를 전달했다.
김병수씨 부부는 오랜 미국 이민생활 속에서도 한국 문화유산 수집과 보존에 힘써왔다. 이들은 생육신 남효온 선생의 ‘추강집’ 목판 2점과 조선 후기 제작 산천지도, 백범 김구 선생 친필 자료, 떡살과 다식판 등 다양한 전통 유물을 재단에 기증하기도 했다.
1950년대 미국으로 유학온 김씨는 1963년 코넬대를 졸업했으며, 월스트릿에서 활동한 최초의 한인 금융인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아내 라완균씨와 함께 ‘앤드류 김&완균 라 재단’을 운영하며 한국 문화예술 지원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노세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