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청서류 승인 직후에도 ICE 현장 체포·추방 계속
▶ “적법절차 중 체포” 비판
▶ DHS “기존 추방명령 집행”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법 집행을 대폭 강화하면서 영주권 인터뷰에 참석하거나 정규 이민수속을 밟던 이민자들이 현장에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체포되는 사례가 잇따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시민권자와 결혼해 영주권을 신청하는 과정에서도 기존 추방 명령이 있는 경우 인터뷰 현장에서 즉시 구금하거나 추방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민자 사회와 이민 전문 변호사들은 “영주권 절차 자체가 함정이 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사례는 영국 출신 코너 리드(29) 사건이다. 리드는 미국 시민권자인 아내와 세 살배기 시민권자 쌍둥이 아들 두 명을 둔 가장으로, 지난 6월 가족과 함께 영주권 인터뷰에 참석했다가 ICE에 체포됐다. 현재 그는 센트럴 루이지애나 ICE 구금시설에 수감돼 있다.
리드는 약 20년 전 9세 때 어머니를 따라 미국에 입국했으며, 오랫동안 불체 청년 추방유예(DACA) 프로그램의 수혜자로 살아왔다. 그는 미국인 아내 제일린과 2020년 만나 결혼했으며, 영주권 절차의 핵심인 가족초청 청원(I-130)은 공교롭게도 체포된 당일인 6월3일 승인됐다. 그러나 승인 직후 같은 정부 청사 안에서 ICE 요원들이 그를 체포했다
ICE는 리드가 비자 조건을 위반해 2011년 추방 명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마약 관련 도구 소지와 미성년 음주, 경찰관 저항 등의 범죄 전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법원 기록에 따르면 리드의 대부분 혐의는 마리화나, 마약 도구 소지, 미성년 음주 등 비교적 경미한 사건이었으며 여러 건은 ‘판결 유예’ 처분을 받아 정식 유죄 판결로 기록되지 않았다.
비슷한 사례는 지난 5월 일리노이주에서도 발생했다. 리투아니아 출신 아이리다 굴드는 미 육군 참전용사인 남편 마크 굴드와 10년 넘게 결혼 생활을 이어오던 중 영주권 인터뷰를 받기 위해 연방 이민국(USCIS)을 방문했다가 현장에서 ICE에 체포됐다. 남편은 당시 인터뷰를 “영주권 취득의 마지막 단계”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USCIS는 그날 부부의 가족초청 청원(I-130)을 승인해 결혼이 정상적인 혼인 관계임을 공식 인정했다. 그러나 몇 시간 뒤 같은 건물 안에서 ICE는 아이리다에게 수갑을 채워 연행했다. 국토안보부(DHS)는 정부는 아이리다가 2000년 관광비자로 입국한 뒤 체류기간을 넘겨 불법 체류했고, 2009년 이민판사로부터 추방 명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아이리다는 체포 후 일리노이와 인디애나, 켄터키의 여러 구금시설을 거쳐 66일간 수감 생활을 한 뒤 지난주 결국 리투아니아로 강제 추방됐다. 남편은 추방 직전 면회조차 허용되지 않았으며 포옹도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아이리다는 ABC7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고양이나 개도 그것보다는 더 잘 돌볼 것”이라며 구금시설 환경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같은 사례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영주권 인터뷰와 의무 출석, 이민 재판 등 공식적인 이민 절차에서 ICE 체포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보도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시민권자와 결혼한 배우자가 영주권을 신청하는 경우에도 과거 미집행 추방 명령이 남아 있으면 인터뷰 현장에서 체포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이민자 사회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이민 전문 변호사들은 과거에도 추방 명령이 있는 신청자는 인터뷰 과정에서 체포될 가능성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집행 강도가 이전보다 훨씬 높아졌다고 분석한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는 새로운 정책이 아니라 이미 내려진 법원의 추방 명령을 집행하는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국토안보부는 영주권 신청이나 가족초청 청원이 승인됐더라도 기존 추방 명령이나 이민법 위반 사실이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이민법을 일관되게 집행하고 있을 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