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셸 민 ‘브린 워커’ 창업자
▶ 자택서 남편이 총격후 자살
▶ 유족 “남편 정신건강 악화”
▶ 경찰, 총기·유서 메모 발견
북가주에서 유명 여성 의류 브랜드를 일군 한인 패션 디자이너가 자택에서 남편의 총격에 숨지고 남편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뉴욕포스트와 샌프란시스코 지역 언론 등에 따르면 여성 의류 브랜드 ‘브린 워커’의 창업자이자 디자이너인 미셸 민(63)씨와 남편 브라이언 워커가 지난 2일 UC 버클리 인근 오클랜드 힐스의 자택 밖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민씨의 가족들은 남편 워커가 최근 고위험 투자로 1억 달러가 넘는 막대한 손실을 입은 뒤 정신건강에 문제를 겪었으며 정신치료 시설에 입원할 예정이던 당일 참극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다만 경찰은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살해 후 자살로 확정하지 않았으며 정확한 사건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2일 오전 10시45분께 총성이 들렸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오클랜드와 버클리 경찰은 총상을 입은 남녀를 발견하고 응급조치를 실시했으나 두 사람 모두 현장에서 숨졌다. 현장에서는 총기 한 정도 발견됐다.
숨진 여성은 북가주 베이 지역에서 활동해 온 한인 패션 디자이너 미셸 민씨로, 민씨는 1992년 버클리를 기반으로 브린 워커를 시작했으며 남편과 함께 회사를 키워왔다. 남편 워커는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씨의 브랜드 ‘브린 워커’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의류를 디자인·생산하며 전국 약 1,000개 부티크에 제품을 공급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대형 백화점 딜라드에서도 판매돼 왔다.
이번 사건과 관련, 배경에는 남편의 심각한 재정 문제와 정신적 불안이 있었다고 유족은 전했다. 민씨의 남동생 폴 민(58)씨는 뉴욕포스트 계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부부가 원래 상당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브라이언이 가족 몰래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리고 고위험 옵션과 레버리지 투자에 뛰어들면서 거액의 손실과 부채를 떠안게 됐다고 주장했다. 지난 9월 중순 가족들이 상황을 파악했을 당시 워커씨 스스로 1억 달러가 훨씬 넘는 돈을 잃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가족에 따르면 워커는 이후 극심한 정신적 불안에 빠졌고, 결국 가족들은 그를 전문 정신치료 시설에 입원시키기로 했으며, 사건이 발생한 2일이 바로 입원이 예정된 날이었다고 폴 민씨는 전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워커가 인근에 사는 한 친구에게 갑자기 “911에 전화하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한 낌새를 느낀 친구가 급히 부부의 집으로 향했지만 도착하기 전에 총격이 발생했다. 폴 민씨는 매형이 누나에게 총을 쏜 뒤 자신에게도 총을 쏴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폴 민씨는 경찰이 현장에서 유서로 추정되는 메모도 발견했으며, 여기에는 워커씨와 민씨의 휴대전화 비밀번호가 적혀 있었다고 주장했다. 유족은 이 같은 정황을 토대로 워커가 사건을 사전에 계획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민씨 부부는 평소 이웃들에게 조용하고 오랜 기간 함께 살아온 부부로 알려져 있어 지역사회의 충격은 더욱 크다. 한 이웃은 20년 넘게 이 지역에 살면서 이런 폭력 사건은 본 적이 없다며 충격을 나타냈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브린 워커는 베이 지역 비영리단체와 손잡고 지역 병원에 전달하기 위해 천 마스크 5만 장과 안면 보호대 5,000개를 제작하는 활동에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의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