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롱비치 항구 사상 최악 ‘물류대란’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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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사태 속 인력 부족과 물동량 증가로 LA·롱비치 항구의 물류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하역된 컨테이너들이 적체된 LA 항구의 모습. [로이터]

화물선 44척 대기, 입항까지 일주일 이상 소요
인력부족에 연말 샤핑시즌 수입물량까지 급증

미국의 대아시아 무역 관문인 LA 항구와 롱비치 항구의 역대 최악의 물류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인력 부족에 하역 적체가 심화되고 특히 다가오는 연말 샤핑 시즌을 앞두고 물동량까지 급증하면서 컨테이너선들이 물건을 내리지 못하고 대거 해상에서 대기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언론들에 따르면 대미 수출 화물을 싣고 LA 앞바다에 도착한 컨테이너선 44척이 두 항구에 짐을 내리지 못해 발이 묶여 버렸다.

두 항구의 물동량을 담당하는 캘리포니아 해양거래소는 지난달 30일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은 44척의 컨테이너선이 화물을 하역하기 위해 LA 항구와 롱비치 항구 앞에서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올 2월 40척 수준이었던 입항 대기 선박은 지난 6월 하순에는 9척까지 줄었지만 8월 말 44척으로 다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컨테이너선이 두 항구에 입항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은 최소 일주일 이상으로 늘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LA 항만 당국 자료를 인용해 입항 대기 시간이 이달 중순 6.2일이었으나 최근에는 7.6일로 길어졌다고 보도했다.

LA항과 롱비치항은 미국 수입 물품의 3분의 1을 처리하는 대아시아 무역의 핵심 거점이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사태 이후 항만 노동력 부족과 물동량 증가 등으로 화물 하역 작업에 심각한 정체 현상이 나타났다.

최근에는 다가오는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유통업체들이 재고 확보에 나선 데다 오는 10월 중국 현지의 국경절 황금연휴를 앞두고 미리 물건을 수입하려는 수요까지 겹치면서 물류대란이 더욱 심화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한인 물류와 통관, 포워딩 업체들에 따르면 이같은 물류 대란으로 인해 수출 기업과 수입 업자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것은 물론 물류비용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까지 높아진 가격을 부담해야 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실제 미국으로 수입되는 각종 생활용품의 가격 상승은 이같은 물류비 급증이 주요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 미주노선 운임도 상승하며 최고점으로 치닫고 있다. 한 한인 포워딩 업체 관계자는 “한국서 LA 항까지 컨테이너 운임이 사상 처음 1만달러를 넘어서고 있다”며 “중국에서 오는 컨테이너 운임은 이보다 더 높아 2만달러까지 육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의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중국 최대 항만 중 한 곳인 저장성 닝보 저우산 항구가 폐쇄됐다가 다시 개통됐지만 누적된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차질을 빚는 등 중국발 리스크도 높아지고 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도 하역 작업 지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국 할인 소매유통 업체인 ‘달러 트리’의 마이크 위틴스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제품을 실은 배의 선원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여 중국 입항이 거부됐다”며 “이 때문에 선원 모두를 교체했고 결과적으로 항해가 두 달이나 지연됐다”고 말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코로나19의 여파 등으로 내년은 돼야 선적 능력이 정상화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이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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