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한국일보 특별취재> “새로운 코리안 사적지 발굴” 1893년 시카고 세계박람회 한국대표단, 첫날밤 묵은 팔머하우스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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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머하우스 호텔 로비 전경, 작은 사진 속은 지난 19일 호텔을 답사한 김성규 회장, 김왕기 발행인, 이점봉 방송위원. (왼쪽부터)<이점봉 기자>

1893년 시카고 콜롬비아 세계박람회 참가를 위하여 제물포를 떠난지 26일만인 4월29일에 정경원 대표일행이 시카고에 도착했다. 첫날밤을 시카고 다운타운 Monroe Street와 State Street에 위치한 팔머하우스(Palmer House) 5층에 투숙했다
1893년 시카고박람회에 조선대표로 시카고에 온 정경원 일행을 위하여 워싱턴에 주재하던 주미조선공사대리 이채연이 당시 최고급 팔머하우스 호텔을 정해준 것이다.
호텔에 투숙한 사람은 대조선에서 온 정경원 이조참의를 비롯하여 통역관 안기선과 이창업 그리고 가마꾼 겸 악공 10명 등 13명과 주미조선공사 이채연, 공사관원 장봉환, 공사관원 이현직 등 16명이다. 그러나 하루 숙식비로 1인당 60불씩 16명이 960불을 지불해야 했던 그들은 “나라를 팔아먹을 정도의 비싼 호텔비”라며 그 다음날인 4월 30일에 김성규 회장이 찾아내 언론에 크게 보도된 바 있는 시카고 남부 42번가 279번지로 거처를 옮겼다. 거기에서 박람회가 끝나는 10월 30일까지 6개월간 단 900불을 지불했으니 팔머하우스의 하루저녁 묵은 비용과 거의 비슷한 액수였다. 한국전시관(Corea Exhibit) 가격(500불)의 두 배를 하룻밤 숙박비로 지불한 것이다.
1893기념사업회 김성규 회장은 새로 확인된 팔머하우스를 시카고 대표언론의 하나인 WIN 미디어 그룹 김왕기대표와 이점봉 방송위원과 함께 최근 팔머하우스를 답사하고 정경원 일행이 묵은 5층에서 역사적인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1893년 정경원 대표 일행이 이곳에 묵은지 129년만에 시카고 한인동포들의 첫공식 답사가 된 셈이다. 팔머하우스는 처음엔 12층이었는데 1925년 증축하여 21층 건물이 되어 있다.
팔머하우스에서 묵은 정경원은 6개월간 박람회를 치르면서 미시간호변에 있는 포터 팔머 부부 댁을 방문하기도 했다. 팔머여사는 정경원의 관모에 장식한 옥으로 된 악세사리를 만져보기도 했다. 포터 팔머의 집은 팔머 맨션(Palmer Mansion)으로 알려져 있고 1882-1885년에 시카고 다운타운 가까이에 미시간호수를 바라보는 1350 N. Lake Shore Drive, Chicago, Illinois에 건축되었다. 그 당시 시카고에서 가장 큰 저택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950년에 팔머 맨션은 사라졌다. 팔머하우스 호텔 복도 벽에는 투숙한 기념으로 세계유명인 사진들이 걸려 있는데 한국 최초의 걸그룹이라 할 김시스터즈 사진도 걸려있다. 김시스터즈는 1953년 결성되어 1959년에 미국으로 와서 1975년까지 라스베가스에서 주로 공연하여 주당 1만 5천달러 수입을 챙겼던 K-Pop의 원조라고 할수있다.
김시스터즈(The Kim Sisters)는 김해송과 이난영의 두 딸(김숙자·김애자)과 이난영의 오빠 작곡가 이봉룡의 딸(김민자)로 구성된 3인조 걸 그룹이었다. 이들은 악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노래와 함께 춤까지 췄던 국제적인 걸그룹이었다.
김시스터즈는 1967년 50만 달러를 세금으로 내 라스베가스에서 유명한 고액 납세자로 알려졌고 1인당 국민소득이 2,076달러였던 시절 김시스터즈가 라스베가스 스타더스트 호텔에서 받은 주급은 무려 1만 5,000달러였다고 한다. 김시스터즈는 20년 간의 미국 공연을 끝내고 은퇴했다
조선대표단이 본래 오디토리움 호텔에 첫날밤을 묵었다는 설은 <정경원일기>를 번역한 사람이 오류를 범했고 미국 자료들을 통하여 정경원 일행이 첫날밤을 묵은 곳은 150년 역사를 자랑하는 팔머하우스인 것이 밝혀지게 됐다.
Palmer House(팔머하우스)는 북미 지역 최고로 오래된 호텔로 유명하다. 1893년 보다 더 오래전, 1871년 9월 25일 당시 시카고의 유수 비즈니스맨이었던 Potter Palmer씨가 결혼 선물로 그의 아내 Bertha Honore Palmer를 위하여 지은 건물이라 Palmer House는 Wedding Gift라고도 불린다. 말하자면 미국판 ‘타지마할’이라고 할 수도 있는 건물이기에 입구에 들어가면 로미오와 줄리엣 동상이 있고 공작새 한쌍을 새긴 세계 3대 공작문도 있다.
그러나 목재로 지어졌던 오리지날 팔머하우스는 13일 후인 1871년 10월 8일 시카고 대화재(Chicago Great Fire)에 의하여 붕괴되었다. 무너진 팔머하우스는 다시 재건축에 들어가서 4년 뒤인 1875년에 더욱 화려하게 세워졌다. 이번에는 불에 타지 않도록 철제와 벽돌 위주로 지었다. 그리하여 오늘날까지 팔머하우스는 150년 동안을 버티어 온 건물임을 내세워 팔머하우스 입구에는 “150”이라는 숫자가 크게 붙어 있다.
팔머하우스는 미국 역사 사적지 건물로 오늘날 하루 투숙비가 300달러에서 최고 15만달러에 이르는 특실도 있다. 팔머하우스는 밀레니엄파크의 서쪽 안으로 세 블록 정도 들어간 몬로 길에 있는데 객실 1천639개 규모로 대형 호텔이다. (주소:17 E Monroe St, Chicago, IL 60603, USA). 미국의 사적호텔(Historic Hotels of America)로 관광지가 되어 있다.
호텔의 라운지는 아주 높은 화려한 천장 문양을 자랑하고 3층에는 팔머하우스 아카이브 박물관도 조그맣게 있고 그랜드 로비에는 티파니 회사에서 제작한 24캐럿 금테를 두른 Winged Angels라는 천정 장식과 본차이나 도자기 등이 전시되어 있다.
팔머하우스 호텔은 최초로 각 방에 전화기가 놓인 호텔이었다. 특히 1893년 시카고 박람회 당시에 벌사 팔머(Bertha Palmer) 여사가 직접 레시피를 만들었다는 브라우니 초콜렛(Brownie chocolate)은 지금까지 인기를 끌며 팔리고 있다. 1893년 박람회 당시 벌사 팔머(Bertha Palmer) 여사는 1892년 박람회 여성관장이었다.
뿐만 아니라 팔머하우스 라운지의 Lockwood Lobby Bar에서는 유명한 시그니쳐 하우스 드링크인 1871년 스타일의 두 가지 칵테일인 Palmer House 1871 Whisky Sazerac과 Palmer House Brownie Old Fashioned 두 가지 양주가 150년이 지난 지금에도 시음할 수 있다.
김성규 회장은 “대조선”이라는 한글 국호로 시카고 박람회에 참가한 코리아 대표단이 화려한 팔머하우스(Palmer House) 5층에 첫날 숙박한 것은 해외동포의 호텔에서의 첫날밤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규 회장은 1893년 시카고콜롬비아세계박람회 당시 한국전시관(Corea Exhibit) 위치와 당시 고종임금의 탄신일 기념 뱅큇에서 사용한 매뉴판에 새겨진 한글국호 ‘대죠션’을 찾아내 보도되면서 KBS 다큐 <120년 전에 시카고에 나타난 대죠션>이라는 다큐에 출연하기도 했다.
1893년 박람회 당시 시카고에 나타난 박용규와 서병규는 미주 현지에서 나타난 최초의 코리안 아메리칸이라는 김성규 회장의 주장이 “미주 이민사 1893년 시카고에서 시작”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에 보도되기도 했다.
<이점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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