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스값 급등에 트럭 운전자들 경차 구입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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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간주 스털링하이츠에 있는 한 자동차 판매장에 램의 픽업트럭이 전시돼 있다. 최근 개스가격 급등에 트럭운전자들은 경차나 하이브리드, 전기차 구매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로이터]

고유가 현상가 자동차 시장에까지 영향
반도체 부족 탓 차 사기도 어려워 설상가상

개솔린 가격 급등에 경차나 하이브리드, 전기차로 차종 변경을 고민하는 트럭 운전자들이 늘고 있다. 자동차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고유가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반도체 수급난에 차량 구입도 쉽지 않아 운전자들은 설상가상에 놓인 상황이다.

25일 남가주자동차클럽(AAA)에 따르면 이날 현재 LA 카운티 지역 셀프 주유 레귤러 개솔린 평균 가격은 갤런당 4.712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개솔린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약 1.56달러가 오르는 등 기록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역대급 기름값 상승은 자동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에는 전통적으로 대형 트럭을 선호하는 운전자들이 많은데 고유가가 자동차 시장에 변화를 주는 상황이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자동차 판매 업체들에는 소형차를 문의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연비를 고려해 차종을 변경하려는 운전자부터 첫차를 개솔린을 적게 먹는 차로 사려는 사람들까지 몰리고 있는 것이다. 트럭운전사로 일하는 존 레닐은 “자고 나면 올라가 있는 개솔린 가격에 트럭 운용 비용이 크게 늘었다”며 “업무 외 차량으로 하이브리드 차인 프리우스 구매를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트럭운전자들이 차종 변경을 고민 중인데 엔진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다른 차에 비해 연비가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트럭 엔진 자체는 전반적으로 연비 개선이 됐지만 전체 차의 크기와 무게가 커졌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쉐보레 인기 트럭 쉐비의 경우 1960년대 모델은 무게가 3,535파운드 였지만 지난해 새로 출시된 모델은 4,257파운드로 무게가 이 기간 약 20% 증가했다.

케런 무르자니 제너럴모터스(GM) 디자이너는 “우리는 자동차를 만들 때 디자인 측면에서 크고 웅장한 모습을 중요시한다”며 “이 때문에 크기가 커지고 중량도 무거워져 차량 연비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빠르면 내년 전기트럭이 출시될 예정이지만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포드는 내년 순수 전기트럭인 F-150을 출시할 예정인데 이 차량은 기존 디젤 트럭과 외관에서 차이가 거의 없다. 포드 외에 미국의 주요 트럭 제조사인 쉐보레와 램도 내년 전기 트럭 출시를 준비 중이다.

문제는 트럭을 비롯한 대형차 운전자들이 소형차를 구입하려 해도 이 역시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인 타운의 한 중고차 딜러는 “경차 뿐만 아니라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구입을 문의하는 사람들이 늘었다”면서도 “다만 중고차 시장도 현재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만만치 않아 고민하는 운전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원하는 차를 구하기가 힘들고 설령 매물이 있다고 해도 가격 역시 기름값과 마찬가지로 많이 오른 것이다. 자동차 전문 정보회사 에드먼즈의 이반 듀리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시장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1년은 더 필요하다”며 “이 기간 동안은 사람들이 자기가 원하는 차를 사지 못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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