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를 합법화하여 주정부 재정을 충당하겠다던 일리노이주의 정책적 명분이 거센 시험대에 올랐다. 대마초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으로 소비량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며 주민들의 오남용 우려가 커진 반면, 정작 주정부가 장담했던 세수 수입과 매장 매출은 오히려 줄어드는 역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일리노이주 금융전문규제국(IDFPR)이 발표한 연례 대마초 보고서에 따르면, 2026 회계연도 기준 소매 총 매출액은 약 15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도(약 20억 달러) 대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주정부의 대마초 소매 세수 수입 역시 4억 2,3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6% 감소했다. 합법화를 추진할 당시 “대마초 시장을 열어 주정부 금고를 채우겠다”던 주정부의 호언장담이 무색해진 결과다.
반면, 주민들의 대마초 접근성과 소비는 위험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신규 매장 29곳이 추가되어 주 전체 판매점이 10%나 늘어난 데다, 의료용 대마초의 일반 매장 판매 허용, 드라이브스루 및 커브사이드 픽업 도입, 1인당 보유 제한량 2배 확대 등 과도한 규제 완화가 이어졌다.
이로 인해 공급이 폭증하고 매장 간 ‘제살깎기식’ 가격 할인 경쟁이 벌어지면서, 소비자들이 헐값에 대마초를 구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었다. 실제로 지난 7월 한 달 동안에만 기분전환용(성인용) 대마초 제품 판매 건수가 500만 건을 돌파하는 등 구매 수량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고쳐 쓰고 있다.
이처럼 가격 파괴로 인한 대마초 소비 폭증은 주민들의 중독 문제와 정신·신체적 건강 피해 등 심각한 사회적 부작용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렴해진 가격과 늘어난 매장 때문에 대마초에 대한 진입장벽이 무너지면서 남용 위험만 극대화된 셈이다.
업계 내부에서도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가격 압박으로 인해 소상공인과 독립 재배업체들이 고사 위기에 처하면서 대형 체인 기업에 흡수·병합되는 독점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 주유소나 담배가게 등에서 법망을 피해 유통되는 변종 헴프(hemp) 제품 및 타주에서의 불법 유입까지 겹치면서, 합법화가 가져온 것은 ‘세수 증대’가 아니라 ‘주민 건강권 침해와 불법 시장의 혼란’뿐이라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김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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