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공격으로 이란과 종전 협상 차질에 호통…욕설 섞인 통화
네타냐후 총리 측 “신경 곤두선 통화했지만 욕설·인신공격 없어”
(서울·카이로=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김상훈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호통을 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이냐”라고 격노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내가 아니었으면 감옥에 있었을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는 부패 혐의로 재판받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지원을 했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미쳤다”라는 표현과 함께 “감사할 줄 모른다”라고 언급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는 “알겠다. 다만 상황을 잘 관리해달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한 이후 이번 통화가 두 정상의 대화 중 가장 험악한 수준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중에는 욕설도 섞여 있었다고 악시오스기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격노한 이유는 이스라엘이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확대해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휴전 합의 위반으로 규정하고 미국과 종전안 합의를 위한 메시지 교환을 중단했다고 이란 타스님뉴스가 보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네타냐후 총리가 과도한 수준으로 군사행동을 확대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최근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지휘관 1명을 제거하기 위해 건물을 통째로 폭격하고 민간인 피해를 키운 데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일 때문에 모두가 이스라엘을 싫어하게 됐다”며 분노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은 현재 베이루트 내 헤즈볼라 목표물에 대한 공습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시오스의 보도와 관련, 네타냐후 총리 측 관계자는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에 양국 정상 간 신경이 곤두선(tense) 통화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욕설 또는 인신공격이 있었다는 보도 내용은 전면 부인했다.
채널12 보도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이날 오후 7시와 자정 무렵 등 총 두 차례에 통화를 했으며, 자정에 이뤄진 두 번째 통화에서 더 날 선 대화를 했다.
첫 번째 통화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이스라엘군이 베이루트를 공격하지 않을 것이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양측이 상호 공격을 자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후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기존의 베이루트 타격 계획을 단행할 것이며, 레바논 남부에서 확대된 이스라엘의 군사 공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뤄진 두 번째 통화는 양측이 내놓은 엇갈린 통화 내용 발표에 대한 상호 불만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가 베이루트 공습 연기를 제외하면 전쟁이 최고조로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한 데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고,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글이 마치 이스라엘이 모든 전선에서 휴전한 것처럼 비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욕설이나 인신공격을 가했다거나, 자신이 총리가 감옥에 가지 않도록 보호하고 있다거나, 총리와 이스라엘이 전 세계적인 미움을 받고 있다고 발언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모두 부인했다.
이는 앞서 악시오스 기자 겸 채널12 소속인 바라크 라비드에게 미국 관리들이 전파한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