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불안···금융시장 퍼펙트스톰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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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오른쪽) 민주당 대선 후보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10월31일 미시간주 플린트에서 열린 드라이브인 유세에 함께 나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위)<로이터> 트럼프 대통령이 10월31일 펜실베니아주 뉴타운에서 유세 연설을 마친 뒤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아래)

사전투표 700만표 이상 도착 안해

20년 전 부시-고어 대선 닮은꼴

글로벌 금융시장 폭락 재연 우려

대선이 막판으로 치닫는 가운데 사전투표 급증에 따른 개표 지연과 그에 따른 혼란 가능성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대선 승자가 확정되지 않으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져 전 세계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어서자 더블딥(일시 회복 후 재침체)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월가 일각에서는 대선 불확실성에 코로나19 재확산 파장까지 겹쳐 지난 2000년 대선 혼란 이후 미 증시의 급락 사태를 넘어서는 퍼펙트스톰이 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10월31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일(11월3일) 승자가 결정되지 않을 것”이라며 “몇 주 동안 기다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매우 나쁜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기라고 주장하는 우편투표 때문이다. 이날 현재 사전투표 인구는 9,122만여명인데 이 중 우편투표가 5,808만명에 달한다. 경합주의 경우 몇만표로 승부가 갈리는데 현재 우편투표 가운데 최소 700만표 이상이 선거당국에 도착하지 않았다. 최대 경합주인 플로리다의 경우 대선 당일인 3일까지 도착한 우편투표만 인정하는 등 50개주 가운데 28개주가 대선 당일까지 도착한 기표용지를 유효표로 보기 때문에 선거가 하루 남은 시기를 고려하면 적지 않은 표가 무효처리될 가능성이 있다. 무효표가 많아져 승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지면 소송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 등 주요 경합주에서 바이든 후보와 오차범위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대선에 코로나19 재확산이 겹치면서 지난주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5~6% 하락했다. 10월 초만 해도 연 0.67% 수준이던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0.87%까지 올랐고(채권값 하락) 변동성지수(VIX)도 38까지 상승했다. 선거 후 대규모 소요나 폭력사태가 벌어지면 시장의 불안은 더 커질 수 있다. 이 경우 유럽과 아시아 증시가 연쇄 패닉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월가에서는 2000년 조지 W 부시와 앨 고어 후보가 맞붙었을 당시 표 차이가 적은 플로리다에서의 재검표 사례를 들기도 한다. 대법원의 재검표 중단 명령으로 고어 후보가 패배를 인정하기까지 6주 동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12%가량 폭락했다. 베터먼트의 애덤 그릴리시 이사는 “누가 당선되고 언제 우리가 이를 알 수 있을지에 대한 전례 없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전했다.<뉴욕=김영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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