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가 동일 장소에서 총 맞아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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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 소년, 사망 이틀 후 31살 모친마저
주민과 경찰서장 등 함께 모여 성토

14살 된 케빈 팅커는 로즈랜드 지역의 라비조 초등학교에 다니던 학생이다. 지난 주 총격 사건으로 사망한지 이틀만에 소년의 어머니마저 같은 장소에서 총을 맞고 사망하자 경찰은 사건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카고교육청(CPS) 소속 트레이시 스텔리 교장은 29일 오후에 열린 지역사회 주민 모임에서 경찰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교장은 “학교에서 프리스쿨부터 무려 11년간 같이 지내 온 아이가 피 흘리고 사망한 지점에 모친이 양초를 갖다 놓았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모친마저 총에 맞아 사망한 이 비극을 어떻게 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미팅에는 제5지구 경찰서장 글렌 화잇과 조엘 하워드 형사가 참석해 주민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였다. 하워드 형사는 “중요한 단서를 확보하고 있다. 곧 수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스텔리 교장은 경찰 고위층이 사건의 중요성을 간파해 학교 체육관의 모임까지 출석해 준 것에 감사하고 경찰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 지역에 42년간 거주했다는 한 주민은 경찰의 도움을 청하는 전화를 해도 반응이 없었고 결국 사건이 터져도 신고조차 하지 않게 되었다며 지역 치안 부재를 털어놓았다.

8학년에 재학 중인 팅커는 지난 21일 시카고 남부 110가에서 여러 발의 총을 맞고 사망했으며 그의 모친인 31살의 델리사 터커도 24일 새벽 12시15분경 같은 보도 블락에서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경찰은 두 사건의 연관성에 대해 특별히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스텔리 교장은 이런 착한 학생이 어느 날 갑자기 우리의 주위에서 사라져버리고 엄마마저 세상을 떠난 이 비극적인 스토리가 전국 뉴스에서도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음에 분개한다며 목청을 높혔다. <이점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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