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계·여성’ 최다···대부분 인준 없이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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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든 내각·행정부 면면
유색인종 비율 전체의 절반···새로운 다양성
트럼프 정부 비해 증가···아시안 장관은 없어

20일 조 바이든 새 대통령 취임과 함께 출범하는 연방 행정부는 백인 일색이던 트럼프 행정부와는 달리 그나마 미국의 인구 구성을 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유색인종과 여성 비율이 대폭 늘었고 성 소수자까지 포함됐다.

CNN 분석에 따르면 바이든 내각에서 백인과 유색인종 비율이 50%대 50%이다. 인종별로 따지면 흑인이 19%, 히스패닉이 15%, 아시아계가 8%, 원주민 4% 등이다. 미국 인구 분포를 놓고 볼 때 백인은 61%, 히스패닉 18%, 흑인 12%, 아시아계 6% 등이다. 백인 지명자는 인구분포보다 적고 흑인 지명자는 인구분포를 상회하는 셈이다.

CNN은 트럼프 내각에 유색인종은 16%밖에 없었다면서 바이든 내각이 다양성의 새로운 차원으로 접어든다고 평했다. 바이든 내각은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과 각 부처 장관, 장관급 인사를 합쳐 모두 26명이다.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내각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아시아계 부처 장관 지명자는 나오지 않았다. 대만계인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인도계인 니라 탄덴 백악관 예산관리국 국장이 장관급이지만 장관직에는 아시아계가 없는 것이다.

CNN은 “흑인과 히스패닉 사회에서는 내각 인선에 기뻐하고 있으나 바이든 당선인은 아시아계의 기대는 만족시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내각에 여성의 증가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바이든 내각에 여성은 12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성한 첫 내각에서는 25명 중 4명이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경우 22명 중 7명이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농림·교통·보건복지·내무·교육부의 ‘넘버2’인 부장관 지명자를 발표했는데 모두 여성이었다.

그러나 바이든 당선인이 백악관 비서실장이나 국무장관 같은 핵심 보직은 백인 남성에게 주고 유색인종 여성에겐 상대적으로 서열이 낮은 자리를 줬다는 비판도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CNN은 바이든 내각이 다양성이라는 측면에 있어 이정표를 세웠으나 아직은 첫 단추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이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으로 인수인계가 차질을 빚으면서 바이든 내각 인사들은 거의 대부분이 연방 상원의 인준을 받지 못한 채 새 행정부가 출범하게 됐다. 연방 상원은 취임식 전날인 19일에야 다시 개회하고 재닛 옐린 재무장관 지명자를 비롯한 5명의 장관 내정자들에 대한 인준 청문 절차를 시작했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를 이끌어갈 장관 지명자들이 이날 열린 인준 청문회에서 일제히 대중 강경 메시지를 쏟아냈다. 미중 갈등 구도 속에서 20일 출범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초강경 대중 정책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승계할지 관심이 쏠린 가운데 강경 기조의 틀을 유지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초대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중국은 분명히 우리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경쟁자”라고 밝혔다. 옐런 지명자는 “외국 정부가 무역에서 우위를 얻기 위해 통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는 모든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사실상 중국을 지목한 발언을 이어갔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도 이날 청문회에서 중국이 가장 중대한 미국의 도전 과제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트럼프 정부의 대중 강경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중국의 신장 지역 위구르족 등 소수 민족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인권 탄압 의혹에 대해서도 강경하게 대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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