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벌고 뒤에서 손해”…업계 ‘반품과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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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8,160억 ‘역대 최고’, 온라인 늘며 동반 급증

▶ 배송비 전가 등 불이익, 가격 할인 등 당근 제시

아마존을 비롯한 미국 온라인 소매업체들에게 역대급 반품으로 인해 비상등이 켜졌다. 급등한 반품으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온라인 소매업체들은 반품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과거 빠른 배송 경쟁에서 이제 반품 최소화 경쟁으로 경쟁 양상이 변모하고 있다.

최근 월스트릿저널(WSJ)에 따르면 팬데믹 때 ‘보복 소비’로 온라인 소비가 급증하면서 호황을 누렸던 미국의 온라인 소매업체들에게 이제 반품을 줄이는 문제가 최우선 해결 과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반품 관리 업체 나르바르(Narvar)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소매업체들의 반품률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에 비해 14% 증가했다. 금액으로 보면 지난해 온라인 소매업체들의 반품 규모는 8,160억달러로 연방정부가 미국 전체 공교육 기관에 지원하는 연간 예산과 맞먹는 역대급 수준이다.

반품은 온라인 소매업체들에겐 달갑지 않은 존재다. 매출 하락과 이익 감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물건을 구매한 고객이 반품을 하게 되면 온라인 소매업체들은 배송비, 보관비, 인건비 등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반품은 온라인 소매업체들에겐 큰 추가 비용 요소인 셈이다. 소매업체들은 반품이 늘면서 “앞에서 벌고 뒤에서 손해본다”고 하소연한다.

나르바르에 따르면 평균 100달러 하는 물건을 반품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26.5달러 가량 드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반품에 추가 비용이 소요되는 것은 반품을 처리하는 데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하는 데다 처리 과정이 대부분 수작업이기 때문이다.

결국 반품 관리 능력은 소비자 만족도는 물론 온라인 소매업체들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문제다. 온라인 소매업체들이 각종 당근과 채찍을 동원해 반품을 줄이기 위해 고객들과 사투를 벌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마존은 반품률이 매우 높은 상품에 빨강색 역삼각형 표시를 달아 놓아 온라인 고객들에게 반품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아마존은 가까운 곳에 아마존 프레쉬나 홀푸드마켓이 있음에도 UPS를 통해 반품을 하는 고객에게는 1달러의 반품 비용을 부담시키고 있다. 아마존은 이 같은 조치들이 구매 과정에서 고객들이 반품에 대한 인식을 고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고객들은 많은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이 많은 소매업체들은 좀 더 적극적으로 반품에 들어가는 배송비나 우편 비용을 고객에게 부과하고 있다. JC페니의 경우는 우편 반품 시 8달러의 수수료를 고객에 부담시킨다.

당근책을 구사해 반품을 줄이려는 업체들도 있다. 온라인 의류 소매업체 드레스 더 포풀레이션(Dress the Population)은 반품하지 않겠다고 동의한 고객에게 최소 10%에서 최대 70%까지 가격을 할인해 주고 있다. 가격 할인 혜택 제공을 통해 드레스 더 포퓰레이션은 반품률을 7%까지 낮춰 반품 비용을 절반까지 줄였다.

아예 반품을 자주 하는 소위 ‘블랙리스트 고객’을 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온라인 소매업체들에게 판매하는 반품 고객 관리 업체도 등장해 성업 중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