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봄비 송시

1097

봄비 송시

무애(無礙) 공진성(시카고)

 

봄비 보슬보슬 가랑비로 내립니다

바람은 있는 듯 없는 듯 잔잔하고

조만간 개 일듯 하지 않는데

웃음 띤 잔디만이 더욱 푸르릅니다

 

부질없는 근심된 빛일랑 띄우지 마세요

가슴에 이슬이 맺히니 푸근하고 넉넉합니다.

보슬비 흘러 흘러 냇물이 되고 강이 되어

바닷물이 넘실대듯 위대함을 알겠습니다

 

새 싹과 꽃망울이 맺힌 이슬이 모여

아름다운 산야를 쓰다듬고 강이 되어

흘러가면서 그 모든 필요한 것들을

골고루 나누어 줍니다.

 

숲 속의 맑은 공기 여울 물소리

메마른 가슴가슴마다 푸근히 적셔

움이 돋고 자라서 꽃이 핍니다

죽음과 죄악 미움과 전쟁이 있는 이 세상을

 

봄비여, 이 가슴에 꿈도 이슬비에 젖으면 이루어지려나

광풍과 폭우가 이 세상의 오욕을 씻는 것이 아니다

보슬보슬 오는 듯 마는 듯 한 가랑비

너만이 세상을 변화 시킬 수 있는 사랑의 원천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