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대통령선거와 분열의 극복-미국 대선관전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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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관헌

림관헌(칼럼니스트)

 

역사는 반복한다고 하였던가? 2016년 미국대통령선거는 1862년, 링컨 대통령이 당선되던 때와 거의 비슷한 국론분열과 인종문제를 둘러 싼, 위태로운 선거를 맞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 클린턴과 트럼프는 민주당내에서 샌더스 지지자들의 네버 힐러리나 공화당내에서 네버 트럼프라는 말이 나왔듯이 심지어 같은 정치 이념을 가진 동지끼리의 당론이 갈라지고, Black Life Matter, 불법이민, 반 이슬람, 반부패, 반 낙태. 자유경제, 반사회주의논쟁 등,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시민들간에 대립과 분열이 점차 극에 달하여 평화가 깨어져가고 있다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게 한다. 링컨은 1858년 노예해방문제로 국론이 분열되어 있을 때 그 유명한 House Divided Speech로 하나의 미국, 단결된 미국을 호소하며 1861년에는 대통령에 당선되었으나 결국 국론을 통합하지 못하였고, 1863년 1월 11일 일방적인 노예해방선언과 4년간의 통합전쟁을 승리로 이끌지만, 그 분열의 대가는 재선 후 암살로 생을 마치게 된다. 지금 트럼프는 9.11사태 후, 긴긴 테러와의 전쟁과 인종, 종교, 계층 간의 갈등으로 지난 10년간 경제적, 군사적으로 하향의 길을 걷고 있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전환하겠다고 웨치고, 이에 맛서 클린턴은 미국은 지금도 위대하다며 있지도 않은 갈등과 분열을 부추기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미국시민은 지금 분열과 대립의 와중에서 흑인이 흑인을 죽이고, 경찰이 흑인을 죽인다고 백인경관을 사살하고 있으며, 세계 곳곳에서 아직도 자기의 신(神)만이 위대하다며 타종교를 부인하는 이슬람극단주의자들의 테러가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전쟁터같이 불안한 상태에 놓여있다. 미국의 불특정 다수지역에서, 불란서와 터키, 영국과 벨지움에서는 이슬람 테러가, 그리고 중동에서는 이슬람이 이슬람을 테러해서 세계 그 어느 곳도 안전하지 못한 전쟁터가 되어, 죽어가는 사람이 늘어 가고, 신분을 파악할 겨를도 없이 불법이민자들이 몰려와 국가의 치안도 국경도 붕괴되어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도 오바마와 클린턴은 미국은 분열되지도 않았고, 모두가 어렵다고 하는데도 이만하면 다행하게 잘 살고 있다고 하면서 오히려 Great America Again을 주장하는 트럼프가 미국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강변한다. 이것은 마치 1850년대 흑인노예해방에 동의하면서도 일부 백인정치인들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 미국의 반은 노예해방을, 그리고 다른 반은 노예제의 유지를 바라며 분열된 미 의회(Divided House)를 두고, 붕괴하지 않기 위하여 하나 되어야 한다고 단결을 주장한 링컨의 부르짖음과 같은 양상이 재현되고 있다.

기성정치인은 이기적 안주에 만족하면서 거짓, 실책, 부패로 찌들어 대통령감이 아니고, 정계에 새로 뛰어든 새내기는 업적이 없어서 대통령직을 잘 수행할지 모르겠다며 머뭇거리고 있는 것이 오늘 날 우리 미국시민들이 처한 Dilemma라 할 것 같다. 즉 민주, 공화 양당의 사실상 대통령 후보-벤 가지 사태, 이 메일 문제, 클린턴재단 모금과 고액연설 등으로 신뢰를 잃어버린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이 전자에 해당하며, 억만장자로 경영에 성공한 정치 신입생-애국심으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도록 변화시키겠다는 것 외에는 모든 행동이 정치적으로 매끄럽지도 않고, 보통사람 같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는 후자에 해당한다. 지금, 미국의 국위, 경제, 사회현실에 만족하고 힐러리의 거짓과 탐욕을 눈감아 준다면, 오바마행정부의 연장선에서 민주당에 투표할 것이고, 이렇게는 살 수 없다고 변화를 추구하며 자유경제, 제한된 작은 정부, 위대한 미국의 재건을 추구한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는 트럼프에 투표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제는 전통적인 신사도(Statesman)를 지키던 워싱턴정치인들이 새 집단이기주의에 물들어 민주, 공화양당의 기성정치인들이 자유, 평등, 관용, 신뢰라는 불문율을 깨고, 심지어 공화당은 후보경선의 기초적 약속인 패자(敗者)필복(必服)까지도 팽개치고, 몇 사람의 전 후보는 공화당지지자들의 후보선택으로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개인입지를 내세우며 해당(害黨)행위를 일삼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은 우리들 시민이 직접 선택한다. 우리들-국민들, 정신을 차리고 긴장하여야 할 것이다, 이 위대한 나라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