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사람 어디 없나요?” 한인업체 구인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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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수당의 급여 역전 현상과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에 일자리 구하기에 소극적인 경향이 뚜렷해지면 업체들이 구인난에 직면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남가주의 한 잡페어 행사 모습.[LA타임스]

실업수당 포기 못해···
감염 우려에 지원 꺼려
7월 이후 대거 몰릴듯

#광고 및 홍보 전문 업체인 A사는 어카운트 직원 모집 공고를 낸 지 한 달이 다 됐지만 아직 지원자가 없어 고민이다. 예년 같으면 업체 인지도의 영향으로 지원자가 많아 고민이었지만 지금은 지원자가 없어서 고민이라고 인사 담당자인 K모씨는 말했다. K씨는 “당장 현업 부서의 비용 정산 및 지급과 같은 일들을 처리해야 하는데 사람이 부족하다 보니 다른 직원들이 나눠서 일을 보고 있다”며 씁쓸해했다.

한인 업체들이 구인난에 애를 먹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활동 제재 조치가 해제되면서 그 동안 실적 만회를 위해 갈 길이 먼 한인 업체들의 발목을 잡고 있어 한인 업체들은 구인난에 몸살을 앓고 있다.

1일 한인 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채용 공고를 내면서 직원 채용 나서는 한인 업체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로 해고했던 빈 자리를 중심으로 재고용에 나서는 업체들이 우수한 인력을 선점하기 위해 직원 채용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최대 구직구인 웹사이트인 ‘잡코리아USA’에 따르면 지난달 5월 직원 채용 공고를 낸 한인 업체들은 모두 50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60개 업체들이 직원 채용에 나선 것과 비교해 10개 업체가 모자라는 수치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하면 지난해 대비 83%까지 채용 수요가 회복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현상이다. 직원 채용 나선 업체들도 다양해 물류, 식품, 그로서리 마켓, 이커머스, 파이낸스 업종에서 다양한 직종의 직원들을 구하고 있다. 문제는 지원자들이 선뜻 구직에 나서고 있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잡코리아USA 브랜든 이 대표는 “많은 한인 업체들이 직원 채용 공고를 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지원자들의 수가 저조해 업체들이 속을 태우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인 업체들이 구인난을 겪고 있는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꼽히고 있다. 먼저 실업수당이다. 연방정부가 지급하는 주당 600달러의 추가 지원금이 기본 실업수당에 더해지면서 평소 받던 급여보다 실업수당이 더 많아져 일자리 찾기에 선뜻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위 ‘코로나 임금 역전 현상’ 때문이다.

여기에 직장 내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도 일자리 찾기에 소극적인 자세를 갖게 하는 데 한몫하고 있다. 일자리 찾기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은 비단 한인 구직자들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고 전국적인 트렌드다. 개인재정 전문웹사이트 ‘셀프닷inc’(Self.inc)가 지난 4월 24일부터 5월 4일까지 24세 이상 실직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0%에 달하는 실직자들이 풀타임 직장 보다는 부업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앞으로 일자리 구하기가 예전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한인 업체들이 직원 구하기에 나선다고 해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에는 상당 기간이 필요하다는 게 전망의 근거다.

잡코리아USA 이 대표는 “600달러의 추가 지원금이 끝나는 7월 이후에 한꺼번에 직장을 구하려는 구직 수요가 급증하게 되면 원하는 직장과 급여 수준을 요구하기 힘들게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취업 시장에 예상하지 못한 많은 변화가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직장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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