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팔리는 고가 주택’ 부동산 호황 이끈다

625
경제적 여유가 있는 부유층들이 초저금리의 모기지의 혜택을 등에 업고 고가 주택 매입에 나서면서 미국 주택 시장 판매 급증과 가격 인상의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로이터]

중간가격 86만달러 고가
판매량 전년비 42% 급증
중소형 가격대는 뒷걸음

미국 주택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호황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고가 주택 수요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주택 매입을 위한 재원 마련이 용이한 부유층을 중심으로 고가 주택 매입은 크게 늘어난 반면 서민 주택 구입은 오히려 줄어들어 주택 시장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내 주택 판매가 늘어나면서 주택 가격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것은 고가 주택 수요가 동인으로 작용한 탓으로 부유층의 고가 주택 구매가 미국 주택 시장의 호황을 이끌고 있다고 지난 23일 보도했다.

부동산 전문 웹사이트 ‘레드핀’(Redfin)에 따르면 미국 주택 시장에서 소위 고가 주택 판매량은 전년에 비해 42%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고가 주택 판매량이다. 이에 비해 판매 중간 가격이 25만9,000달러인 중간 가격대 주택 판매량은 3% 소폭 증가에 그쳤고, 판매 중간 가격이 17만8,000달러인 서민용 주택 판매량은 오히려 4%나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판매 중간 가격이 86만2,700달러인 고가 주택이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동안 중소가격대의 서민 주택의 판매는 뒷걸음질을 친 형국이다. 레드핀에 따르면 고가(럭셔리) 주택은 해당 주택 시장에서 가격이 최상위 5% 내에 있는 주택을 말한다.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새크라멘토의 경우 전년 대비 고가 주택 판매가 86%나 늘어났고 인랜드 엠파이어 지역에서는 63%, 오클랜드 지역에서는 61%나 각각 급등했다.

고가 주택 판매 증가는 지난 9월 미국 내 기존 단독주택 판매량에 그대로 반영되어 나타났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달 기존 단독주택 판매량은 전달에 비해 9.4% 증가한 654만 채(계절 조정치)로 지난 2006년 5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판매 증가는 전국으로 증가세를 보였고 특히 고가 주택 판매가 급증했다고 NAR은 분석했다.

미국 주택 시장의 호황세 이면에 자리잡고 있는 고가 주택 판매 급증 현상은 상대적으로 재정적 여유가 있는 부유층이 큰 손으로 작용한 탓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미국 내 고용 시장이 얼어 붙으면서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낮은 중저소득층 중 첫 주택 구매 예정자들에게 금융기관 대출의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고용 불안에 따른 소득 감소를 우려해 금융기관들이 신용도가 낮은 대출 신청자들에게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가 주택 판매가 급증하면서 미국 내 주택 가격의 전반적인 상향세 두드러지고 있다. 레드핀에 따르면 미국 내 주택 가격이 전년에 비해 6.5%나 인상됐다.<남상욱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615 Milwaukee Ave Glenview, IL 60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