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기국채 금리 역전 심화···‘R의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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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10년물·3개월-10년물 금리역전 폭 2007년 이후 최대

30년물 금리도 2% 밑돌아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심화하면서 이른바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미국 국채 2년물과 10년물, 3개월물과 10년물 금리 역전 폭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앞둔 2007년 이후 최대로 벌어졌고 30년물 금리도 2%선 밑으로 떨어졌다.

CNBC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채 2년물 금리와 10년물 금리는 지난 26일 역전된 채 장을 마친 뒤 27일에는 장중 한때 각각 1.526%와 1.476%로 격차가 0.0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미국 국채 2년물과 10년물의 역전된 금리 격차는 지난 2007년 3월 이후 최대다. 미국 국채 2년물의 금리가 10년물 금리보다 높아진 장단기 금리 역전은 대표적인 경기침체 전조 현상으로 여겨진다. 2년물과 10년물 금리 역전 현상은 2005년 12월 이후 이달 들어 처음 발생했다.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지난 50년간 2년물과 10년물 국채 금리 역전 현상 발생은 모두 경기침체로 이어졌으며 금리가 역전되고 평균 22개월이 지난 후 경기침체가 일어났다. 이날 이미 수개월째 역전상태를 지속하고 있는 미국 3개월물 금리와 10년물 금리 차도 한때 0.52%포인트로 확대돼 2007년 3월 이후 최대로 벌어졌다.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 수요가 증가하면 국채 가격이 올라 금리는 하락한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이날 현재 미국 국채 30년물의 금리도 2% 아래로 떨어져 3개월물과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케빈 기디스 채권 자본시장 대표는 “(역전 현상 심화는) 경기침체가 지금부터 1년, 1년 반 뒤에 일어날 확률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기디스 대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기부양 능력에 한계가 보이는 데다 기대 인플레도 낮은 상황이어서 미국 10년물과 30년물 국채를 매입할 뚜렷한 이유가 생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 증가에는 미중 무역전쟁 격화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무역 협상 재개를 원한다는 전화를 걸어왔다고 말했지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를 공식 부인하는 등 무역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마누라이프 자산 운용사의 마이크 로리지오 국채 트레이딩 대표도 “장단기 금리 역전이 심화하는 현상도 만기가 긴 국채의 매입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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