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 김의 영화 세상] 개기일식을 영화에서 본다면 (Barabbas 1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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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김 <영화 칼럼니스트>

개기일식을 보기 위해 남편, 아들과  왕복 14시간 운전해서 미조리주 세인트 루이스에  다녀왔다.  개기일식용 3D 안경 으로  올려다 본 태양은 붉은 빛이 도는 노란색으로  음산한 기운을 뿜었다.  일식이 시작되고 둥글던 태양이 뭉텅뭉텅 줄어들면서 눈썹처럼 가늘어지다가  마침내 달 뒤로 사라진 순간, 그리고 태양 가장자리의 코로나를 눈으로 확인했을 때의  경이로움과 흥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영화 중에 개기일식( Total Solar Eclipse)이 중요한 모티브가 되는 작품  ‘바라바’ (Barabbas)를 소개한다.

예수님 덕분에 십자가 처형을 면한 강도 ‘바라바’의 그 후의 삶을 다루었다. 성경에는 단지 이름만 나왔지만, 스웨덴의 노벨상 수상 작가 ‘파르 라케르크비스트’가  1950년 발표한 동명의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 당연히 오프닝신은 골고다 언덕의 예수님 처형 장면이다.  이태리에서 촬영한 이 작품은 1961년 2월 15일 토탈 이클립스가 발생했는데, 제작자와 촬영 감독, 배우들과 스탭들이 치밀하게 준비하고 기다렸다가 예수님 운명 직후 하늘이 어두워지는 현장을 한번에 그대로 필름에 담았다.  이 영화의 마케팅 문구  “태양을 멈춘 작품”(Film that  Stopped the Sun)은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예수님 덕분에 살아 났어도 바라바의 삶이 쉬웠겠는가. 사랑하는 연인 ‘라헬’은 예수님 제자가 되어 전도하다 돌에 맞아 죽고, 홧김에 도둑질 하다 실수로 사람을 죽인 바라바는  시실리의 유황 광산에 끌려가 25년을 강제노동에 시달린다. 거기서 만난 크리스챤과 친구가 되고 다시 로마로 끌려가 검투사가 된다. 네로 황제의 특명으로 자유인이 되지만 로마를 불태운 누명을 뒤집어쓰고 크리스챤들과 함께 잡혀 감옥에 갇힌다. 그곳에서 사도 베드로를 만나고  마지막엔 순교한다.  굴곡진 바라바의 인생 여정을 ‘안소니 퀸’이 사실적이고 감동적으로 연기한다.

검투사들의 결투 장면, 불타는 로마, 무엇보다 실제 토탈 이클립스를 그대로 담은 화면등 볼만한 장관이 많다.

벤허, 성의, 쿼바디스, 십계등과 비교해서 조금도 모자람이 없는 훌륭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