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고 싶은데”…모기지 거부율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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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로 10명 중 1명 거부, 재융자 신청 25% 수직상승

고금리 기조 속에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와 주택 가격의 동반 고공행진 현상이 이어지면서 ‘내 집 마련’에 나선 주택 수요자들이 모기지 대출을 받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출금 상환에 필요한 수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모기지 신청을 거절 당하는 소위 ‘대출 거부율’이 크게 늘어나면서부터다.

최근 연방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기관들의 모기지 대출 거부율이 전년에 비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주택 구입을 위한 모기지 신청의 거부율은 9.1%로 전년인 2021년 8.3%에 비해 0.8%포인트 상승했다. 모기지 거부율 급등세가 크게 나타난 것은 재융자(리파이낸싱) 신청으로 지난해 거부율이 24.7%에 달해 전년 14.2%에서 무려 10.5%나 급상승했다.

금융기관들이 모기지 신청을 거부하는 주된 이유는 신청자의 수입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특히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들의 경우 수입 부족에 따른 모기지 거부율이 신청자의 절반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나 타인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처럼 모기지 신청 거부율이 급등한 것은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꾸준하게 기준 금리를 올리면서 모기지 금리가 크게 오른 데다 주택 가격마저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상황이 맞물린 탓이다.

이로 인해 대출금 상환금 부담이 크게 올랐다. CFPB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모기지 상환액은 월 평균 2,045달러로 2021년 월 평균 1,400달러에 비해 46%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곧 모기지 대출자들의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대출 신청 거부로 이어지고 말았다.

경제매체 CNBC는 “대부분의 경우, 대출자의 수입이 월 평균 모기지 상환금 인상폭을 따라잡지 못한 것이 모기지 신청 거부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대출 금융기관들의 까다로운 심사 조건도 모기지 신청 거부율을 끌어 올리는데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통상적으로 금융기관들은 모기지 대출 상환액이 대출 지원자의 총 수입 중 28% 이내이어야 하고 모기지를 비롯해 총 부채상환비율(DTI)이 36%를 넘기지 말아야 한다는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미국에서 집을 마련한다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업체 디비홈스와 여론조사기관인 원폴이 전국에서 무주택자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자 중 40%는 복권 당첨과 같은 대박을 터뜨려야 주택을 살 수 있다고 답할 정도다.

또한 응답자의 26%는 주택을 소유하기 위해선 누군가로부터 돈을 상속 받아야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19%는 부자와 결혼해야 내 집을 장만할 수 있다고 답했다.

여기에 지금 당장 모기지를 신청하면 재정적 능력 부족으로 거절 당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56%나 돼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이 점점 더 멀어지고 현실을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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