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서 매달 제때 갚는다면 “당신은 중산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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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은 중산층의 속성으로 제때 페이먼트를 하고 안정된 직장과 저축액을 보유하는 등 재정적인 안전감을 염두해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P]

연소득 5만2,187달러 불합리

현실적인 속성의 우선요건, ‘안정된 직업’을 둘째 꼽아

5만2,187달러. 연구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제시한 4인 가족 연소득으로 중산층을 가르는 기준이다.

이 기준대로라면 5만2,187달러로 LA의 높은 물가와 렌트비를 감당하며 중산층답게 사는 것이 가능해야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그렇다면 중산층을 단순히 수입 기준으로 분류하는 일은 온당한 것일까?

연소득 기준의 중산층 개념이 바뀌고 있다. 최근 USA 투데이는 지역적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연소득 기준 대신 중산층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속성’의 개념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전문업체 ‘모톨리플’(The Motley Fool’s)의 조사기관인 ’어센트‘(The Ascent)가 미국 성인 1,011명을 대상으로 중산층의 속성에 대해 조사한 결과, 미국인들은 매월 받아 드는 ‘각종 청구서를 제때 갚을 수 있는 것’이 중산층의 첫 번째(83.9%) 속성으로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로 꼽은 중산층 속성은 ‘안정된 직업’으로 80.3%였다.

결국 이 두 속성을 만족하지 못한다면 중산층이 될 수 없다는 의미다.

이어 저축할 수 있는 여력이 63.7%, 휴가를 갈 수 있는 경제적, 시간적 여유 51.2%, 최소 1,000달러 저축액 보유가 42.8%로 중산층 속성으로 각각 꼽혔다.

이 같은 조사결과에도 중산층 정의에 대해 미국인이 의식에 모순점이 잠재해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조사에 따르면 저축액이 400달러도 채 되지 않는 미국인이 40%가 넘는 상황에서 1,000달러 저축액 보유 여부가 중산층의 지표가 된다는 것이 일종의 모순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어센트 조사에서도 중산층이라 자처하는 층의 40%가 한달 벌어 한달 사는 ‘페이체크 투 페이체크’족이라고 답했다.

그렇다고 중산층을 정의하는 공통된 속성들이 있지만 이들 속성들 하나하나가 중산층을 정확하게 가르는 기준이 될 수는 없다는 게 매체의 분석이다.

결국 미국인들이 공통적으로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조건은 재정적인 안정감으로, 매월 페이먼트를 제때에 하고 안정된 직장을 갖고 있으며 비상시를 대비한 저축액을 보유하는 것들이 이에 포함된다고 매체는 덧붙였다.<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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