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심은 대로 거두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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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선 목사

우리는 무척 힘겹고 지루했던 여름을 보내고 10월을 맞았다. 일반적으로 10월은 가을이 무르익는 추수의 계절로 1년 중 가장 풍요로운 달이기도 하나, 금년에는 정 반대현상이 일어나고 있어 필자의 마음에 떠오르는 성경말씀들이 생각난다.

그 말씀은 “사람이 무엇을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갈6:7)는 바울의 말씀과, 시편 126편 종장에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라는 시(詩)구절과, 그리고 인과응보(因果應報)를 내세우며 욥을 정죄하는 세 친구들의 논쟁이 떠오르면서 “심은 대로 거두는가?” 라는 물음을 주제로 삼아 조심스럽게 그 의미를 살펴본다.

위에서 말한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심은 대로 거두리라’는 의미는 인간들이 하는 모든 행위에 대한 책임과 보편적 자연법칙을 말하고 있으며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라는 시인의 노래에서는 정당한 노동의 보상에 대한 축복이 담겨 있고, 인과응보를 내세워 중병에 걸린 친구를 정죄하는 논리는 윤리와 도덕성에 입각한 보편적인 진리로 인간들의 행위에 대한 결과를 심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겠다.

우리 속담에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는 말 역시 농사의 원리를 인용한 행위당사자에 대한 이분법적 사고에 의한 흑백논리라고 하겠다.

그러나 인생들이 살아가는 세상에는 여러 가지 변수들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자연계의 변수로 나타나는 홍수와 태풍과 해일과 지진과 화산폭발과 화제와 기후의 변화와 질병이며, 인제로 일어나는 전쟁과 살인 이외에도 천제 등 초자연적인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농부가 좋은 씨를 뿌리고 열심히 가꾸었어도 추수를 못하는 경우도 있고, 양심을 지키고 착하게 선을 행하며 살았는데도 망하고 어려움을 겪는데 오히려 악한 사람이 잘 사는 것 같은 경우도 비일비재(非一非再)로 일어나는 것을 본다.

이제 주제로 돌아가 “심은 대로 거두는가?” 에서 보편적 진리가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부정할 수는 없다. 세상에서는 여러 가지 변수로 다른 결과가 일어날 수 있겠지만 이로 인해 보편적 진리가 부정될 수 없는 이유는 욥기의 서두에서 잘 나타나고 있듯이 ‘하나님의 뜻’이 있을 때 그 뜻은 언제나 보편적인 진리 위에 있는 절대 진리이기 때문에, 삶을 심는 자는 인간이나 거두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니 하나님이 추수의 때를 정하시고 사랑으로 참고 기다리심을 믿어야 할 뿐이다.(mymilal@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