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총선 한인 최초 연방하원의원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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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출신 넬리 신씨···접전끝 333표차 승리

21일 실시된 제43대 캐나다 총선에서 한인 최초의 연방하원의원이 탄생했다.

이날 선거에서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밴쿠버 인근 포트무디-코퀴틀람 선거구에서 보수당으로 출마한 넬리 신(47, 한국명 신윤주, 사진) 후보가 밤늦게까지 이어진 개표에서 1만6천588표를 득표, 당선이 확정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개표에서 신 당선자는 좌파 성향 신민주당(NDP)의 보니타 자릴로 후보와 손에 땀을 쥐는 접전을 편 끝에 333표를 더 얻는 근소한 차이로 승리를 거두었다. 이로써 캐나다 의회에서 한인사회는 상원의 연아 마틴(한국명 김연아) 의원에 이어 하원에도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상원의원이 총리의 지명으로 선정되는 데 비해 하원 의원은 유권자의 직접 선거로 선출되는 만큼 넬리 신의 승리는 큰 의미를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

교사 출신으로 독실한 기독교인인 그는 빈민층을 위한 선교 활동에도 힘써 온 정치 초년생이다. 첫 출마에서 당선의 감격을 거머쥔 넬리 신은 “한인을 포함한 이민자들의 어려움과 소수 빈민층의 지위 향상에 최선의 힘을 쏟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지난 1977년 5살 때 부모를 따라 캐나다 토론토에 정착한 한인 1.5세다.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자라 토론토 음대 작곡과에 입학, 교육학을 복수 전공했다. 졸업 후 토론토지역 고교에서 음악 및 영어 교사로 재직했고 직접 작사·작곡한 음반을 내기도 했다.

7년 간 교사로 일하던 그는 30대 초반 들어 선교 활동에 전력을 쏟기로 하고 BC주 밴쿠버섬 등지의 빈민층 구호와 선교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의 선교 활동은 또 로스앤젤레스까지 이어져 흑인층을 대상으로 기독교를 전했다. 선교 활동에 열중하는 바람에 아직 미혼으로 주변에서는 “예수와 결혼했다”는 말도 듣는다고 한다.

소수 빈민층을 돕는 활동을 펴면서 그는 정치를 통해 자선·구호 활동을 본격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변의 권고로 3년 전 보수당에 입당, 이번에 공천을 받았다. 그의 부모는 토론토 시내 번화가에서 꽃 가게를 운영해 처음 생계를 꾸렸다고 한다. 이후 30여년간 이 꽃가게는 캐나다의 대표적 꽃 전문점으로 성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애비뉴 플라워’라는 상호로 유명한 이 꽃 가게는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과 찰스 왕세자의 캐나다 방문 행사에 꽃장식 담당으로 공식 지정될 만큼 성장하며 명성을 누렸다.

그가 당선된 포트무디-코퀴틀람 선거구는 지난 10년간 NDP 의원이 의석을 지켜왔으나 이번에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현역 의원이 없는 ‘무주공산’ 상태였다. 한인이 다수 거주하지만, 전체 주민 중 한인 비율은 6.2%에 불과하며 유럽 출신 주민이 60%, 이어 중국계가 14%를 차지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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