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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May 1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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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이민자 시민권 박탈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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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권 수여식 장면, 본기사와 관련없음

12명 대상 취소 소송
▶ “신청 시 허위 기재…범죄사실 은닉” 이유

연방 법무부가 시민권 취득 과정에서 허위 정보를 기재하거나 범죄 사실을 숨긴 혐의를 받는 귀화 시민권자 12명에 대해 시민권 박탈 절차에 착수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강경 이민정책의 연장선으로, 시민권 취득 이후라도 허위 진술이 드러날 경우 시민권을 취소할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주 전국 연방 법원들에 시민권 박탈(denaturalization)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대상자들은 시민권 신청 과정에서 과거 범죄 전력이나 중대한 사실을 고의로 은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는 테러조직 지원, 전쟁범죄 연루, 미성년자 성범죄 등의 중대한 범죄 사실을 숨긴 사례도 포함됐다.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전 볼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였던 빅터 마뉴엘 로차다. 콜롬비아 출신인 그는 쿠바 정부를 위한 비밀 스파이 활동 혐의로 유죄를 인정해 현재 연방 교도소에서 15년형을 복역 중이다. 법무부는 그가 시민권 취득 당시 자신의 활동과 관련 사실을 숨겼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 대상자들은 28세부터 75세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됐으며, 아프리카 출신 5명, 아시아 출신 3명, 남미 출신 2명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들이 애초 시민권 취득 자격이 없었으며, “중대한 사실 은폐 또는 고의적 허위 진술을 통해 불법적으로 시민권을 취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토드 블랜치 연방 법무장관 대행은 “이민 시스템에 대한 중대한 위반 행위를 바로잡기 위한 조치”라며 “범죄 이력을 숨기거나 자신을 허위로 꾸민 사람들은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최근 민사국 직원들에게 시민권 박탈 절차를 “최대한 적극적으로 추진하라”는 지침을 내린 바 있다. 특히 국가안보 위협 대상자나 형사 사건이 진행 중인 귀화 시민권자를 우선 조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어 국토안보부에도 최대 200건의 시민권 박탈 검토 사례를 제출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시민권 박탈은 일반 이민 절차와 달리 반드시 연방법원 판결을 거쳐야 한다. 연방 정부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제시해야 하는 높은 입증 책임을 부담한다.

이 같은 조치는 역사적으로 매우 드문 사례로 꼽힌다. 연구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7년까지 미국 정부가 제기한 시민권 박탈 사건은 연평균 11건 수준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에는 연평균 25건으로 증가한 바 있다.

<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