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8 F
Chicago
Tuesday, June 2, 2026
Home 종합뉴스 주요뉴스 ‘여고생 살해’ 장윤기의 진짜 범행 목적은 납치·성폭행

‘여고생 살해’ 장윤기의 진짜 범행 목적은 납치·성폭행

9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검찰, 강간살인 등 적용 기소…’분풀이’로 결론 낸 경찰수사 보완
등 뒤에서 제압, 아르바이트 동료에게 저지른 범행과 수법 같아
정성호 법무 “검찰 수사로 범행동기 드러나”…보완수사 중요성 강조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이밝음 기자 = 거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의 본래 목적은 납치와 성폭행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칫 ‘묻지마’ 또는 ‘분풀이’ 유형으로 가려질 뻔했던 범행동기를 규명한 검찰은 장윤기를 재판에 넘겼다.

광주지검 형사3부(김진희 부장검사)는 2일 장윤기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장윤기는 지난달 5일 오전 0시 10분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인적 드문 보행로에서 고교 2학년 여고생을 살해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검찰은 장윤기를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뒤 구속 기간을 연장하고 보완 수사를 거쳐 그가 피해 여고생을 끌고 가 성폭행할 계획을 품었던 것으로 결론 내렸다.

피해자를 등 뒤에서 제압해 차량 쪽으로 끌고 가려 했고, 장윤기가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외국인 여성 A(20대·베트남)씨에게 저지른 성폭행과 수법이 일치하는 점 등을 근거로 검찰은 이같이 판단했다.

장윤기는 여고생 살해 이틀 전 A씨 집에 침입해 같은 방식으로 제압 후 성폭행하고 13시간 감금해, 약 3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혔다.

장윤기는 A씨에게 일방적으로 호감을 표시하고 반복적으로 연락하던 중 이러한 짓을 저질렀다.

이후 장윤기는 자신을 스토킹범으로 신고한 A씨를 찾아내 살해하고자 거리를 배회하던 중 우연히 마주친 여고생을 약 15분간 미행했다.

여고생을 납치해 인적이 드문 곳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려 했던 장윤기는 피해자가 강하게 저항하자 흉기로 살해했다.

근처를 지나다가 피해 여고생의 비명에 도움을 주려고 온 고교 2학년 남학생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이때 장윤기는 “119에 신고해달라”는 거짓말로 남학생의 시선을 휴대전화로 돌리게 한 뒤 범행했다.

이날 검찰이 공개한 주요 범죄 사실은 경찰 조사 내용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납치와 성폭행 등 장윤기가 숨기려 했던 범행 동기가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포토라인에 선 장윤기
포토라인에 선 장윤기[연합뉴스 자료사진]

앞선 경찰 수사에서 장윤기는 “사는 게 재미가 없었다. 자살을 고민하던 중 범행을 결심했고, 누군가 데리고 가려 했다”는 진술을 반복하며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했다.

사건 당일 장윤기의 거주지에서 가슴·목 부분이 날카로운 도구에 훼손되고 여러 조각으로 나뉜 리얼돌(사람 형상의 성인용품)을 발견한 경찰은 성범죄 연관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으나 장윤기의 주장을 뒤집지 못했다.

경찰은 장윤기가 A씨에게 구애를 거절당하자 분풀이 대상으로 여고생을 살해한 것으로 판단하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경찰 수사 열흘간으로 장윤기에게 적용된 혐의는 형법상 일반 살인 등이다.

검찰이 새롭게 적용한 강간 등 살인죄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만 처벌된다. 일반 살인죄는 형량 하한선이 징역 5년이다.

공소사실에는 장윤기가 사회복무요원으로 지역아동센터에서 복무했던 지난해 6∼7월 여중생의 허벅지 등 신체를 총 7회에 걸쳐 몰래 촬영한 혐의도 포함됐다.

여고생을 살해하기 전 A씨에게 저지른 강간 등 상해, 살인예비, 감금,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도 재판에 함께 넘겨졌다.

검찰은 향후 재판 절차에서 여고생의 유족, 다른 피해자들의 참여권을 보장할 방침이다.

유족에게는 사건 발생 직후부터 심리치료·장례비·생계비 등을, 다른 피해자에게는 치료비·범죄신고자 구조금 등을 지원해왔다.

검찰에 “피해자가 잊히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한 유가족은 장윤기에게 살해당한 이채원(17) 양의 이름과 초상화를 전날 언론에 제공하기도 했다.

유가족은 이날 입장문을 내 “한순간에 딸아이의 미래를 송두리째 빼앗긴 저희 부모는 평생을 그날의 지옥 같은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부디 우리 아이의 억울함이 조금이라도 풀릴 수 있도록, 법이 허용하는 가장 엄중한 처벌을 내려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라고 호소했다.

여고생 살해 범행장소
여고생 살해 범행장소[연합뉴스 자료사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광주 여학생 흉기 살인 사건’의 가해자 장윤기를 법의 심판대에 세웠다”며 “당초 알려진 단순 살인 혐의가 아니라, 경찰 송치 후 광주지검 수사팀의 전면적인 보완 수사로 드러난 성범죄를 목적으로 한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오는 10월 직접 수사권 폐지를 앞두고 보완 수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올해 3∼4월 전국 12개 검찰청이 처분한 사건 5만5천174건 가운데 2만5천152건(45.6%)이 검찰의 보완 수사를 거친 것으로 집계됐다. 월별로는 3월 47%, 4월 44.3%다.

검찰이 보완 수사 비율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통계는 6개 고검 산하에서 지난해 경찰 송치 사건 처리 1·2위를 차지한 검찰청을 대상으로 취합됐다. 경찰과 특별사법경찰 송치사건, 불송치 후 이의신청으로 송치된 사건, 검사의 재수사 요청으로 송치된 사건 등을 대상으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