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정부의 ‘강제적 공급’인가, 지방 자치의 ‘자율적 상생’인가
40만 달러대 중산층 타운하우스 공급, ‘시장 원리’ 무시한 장밋빛 환상 우려도
일리노이주가 유례없는 주택난에 직면한 가운데, J.B. 프리츠커 주지사가 내놓은 ‘일리노이 주택 건설 발전 계획(BUILD)’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주 정부가 강력한 권한으로 주택 공급을 몰아붙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지방 자치권을 침해하고 시장의 특수성을 무시한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비판이 만만치 않다.
■ “우리 동네는 우리가 결정한다”… 거센 반발 부른 ‘BUILD’ 계획
프리츠커 주지사의 BUILD 계획의 핵심은 ‘지방 정부의 조닝(Zoning, 용도지역제) 권한 회수’다. 단독주택 위주의 마을에 타운하우스나 다세대 주택을 강제로 지을 수 있게 규제를 풀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리노이 시 협의회(IML)는 ‘REAL’ 계획을 발표하며 즉각 반격에 나섰다.
IML 측은 “각 지역의 교통, 교육 인프라를 무시한 채 주 정부가 위에서 찍어 누르는 식의 개발은 결국 도시 전체의 질을 떨어뜨릴 것”이라며, 강제가 아닌 ‘인센티브’를 통한 자발적 참여를 주장하고 있다. 이는 보수 진영이 중시하는 ‘풀뿌리 민주주의’와 ‘지방 분권’의 가치를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40만 달러대 타운하우스, 과연 ‘현실적’인가?
주 정부는 졸리엣(Joliet) 등 외곽 지역에 비교적 저렴한 집을 공급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하지만 시장의 시각은 냉정하다. 2026년 현재 고공행진 중인 인건비와 자재비, 그리고 여전히 부담스러운 금리 수준을 고려할 때, 정부의 보조금만으로 이 가격대를 유지하는 것은 ‘시장 원리’에 어긋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인위적으로 가격을 억제하려는 시도는 결국 건축 자재의 질 저하나 공급 부족이라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진정한 주택 시장 안정은 규제 철폐를 통한 민간 활력 제고에서 나와야지, 세금을 쏟아붓는 보조금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 ‘수정안’ 통과 가능성… 결국 ‘시장 친화적’ 타협점 찾아야
현재 전문가들은 주 정부의 원안보다는 지자체의 권한을 일부 인정해 주는 ‘수정안’이 통과될 확률을 약 50% 이상으로 점치고 있다. 주지사의 독단을 견제하려는 의원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부동산 중개 수수료 제한 등 사유 재산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조항들에 대해서는 업계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결국 일리노이 주택 시장이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주 정부의 과도한 개입보다는, 지자체가 스스로 개발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기업들이 자유롭게 집을 지을 수 있도록 하는 ‘시장 친화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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