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강력계 형사가 3년간의 끈질긴 추적 끝에 DNA 증거마저 거의 사라진 잔혹 살인 사건을 해결해 주목받고 있다.
NBC4 로스앤젤레스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경찰국(LAPD) 강력계 형사 샤론 김(Sharon Kim)은 2022년 우드랜드힐스에서 발생한 81세 한인 여성 김옥자 씨 살인 사건의 주임 수사관으로 사건 해결을 이끌었다.
사건은 2022년 8월 2일 발생했다. 당시 샤론 김 형사는 우드랜드힐스의 한 주택가로 출동했고, 현장에서 처참한 범죄 현장을 마주했다. 피해자는 자신의 침실에서 흉기에 찔리고 목이 졸린 뒤 태워진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누군가 침입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샤론 김 형사는 당시를 떠올리며 “경찰 생활 전체를 통틀어 그렇게 무의미하고 잔혹한 살인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당시 얼굴조차 식별하기 어려웠던 피해자는 이후 한인 이민자이자 독실한 교회 신자였던 81세 김옥자 씨로 확인됐다. 가족들에 따르면 그는 원한을 살 만한 사람이 전혀 아니었다.
하지만 범인이 시신에 불을 질러 DNA 증거 대부분이 훼손되면서 수사는 난항에 빠졌다. 현장에는 범인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모자 하나 정도만 남아 있었다.
경찰은 피해자 딸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 제보를 요청했다. 당시 피해자의 딸은 “이건 괴물 같은 범죄이며 반드시 멈춰야 한다”고 호소했다. 경찰은 범인 검거에 현상금 5만 달러도 내걸었다.
이후 사건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던 한 아시아계 주민이 수상한 남성이 복도를 배회하는 도어벨 카메라 영상을 경찰에 제공했다. 당시에는 큰 단서처럼 보이지 않았지만 샤론 김 형사는 해당 영상을 계속 보관하며 수사를 이어갔다.
사건 해결의 전환점은 2025년 찾아왔다. 밸리빌리지(Valley Village)의 한 아파트 침입 살인 사건 용의자로 에릭 에스카미야(Erick Escamilla)가 체포됐고, 샤론 김 형사는 현장 영상을 보는 순간 2022년 사건 속 남성과 동일 인물일 수 있다고 직감했다.
그는 “복도를 돌아다니는 방식과 걸음걸이가 똑같았다”며 “그 순간 ‘바로 이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추가 수사 결과 에스카미야는 김옥자 씨 사건 직후에도 주거침입 범죄로 체포된 전력이 있었고, 샤론 김 형사는 여러 증거를 종합해 결국 자백까지 받아냈다.
샤론 김 형사는 “희생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누가 이런 짓을 했는지 밝혀내기 위해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김형사는 “경찰은 남성 중심 조직이었고 내 문화적 배경에서는 스스로를 그런 역할에 어울린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며 “하지만 틀을 깨는 선택을 하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LAPD 내 몇 안 되는 아시아계 여성 강력계 형사 가운데 한 명으로, 현재는 살인사건 전담팀 감독 역할도 맡고 있다고 전해졌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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