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이 2026 월드컵 경기장에서 재사용 가능한 물병의 반입을 금지하기로 하면서 팬들과 일부 전문가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FIFA는 지난 3일 경기장 행동수칙(Stadium Code of Conduct)을 개정해 경기장 내 재사용 물병 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스포츠 경기 관람객들은 공장에서 밀봉된 생수나 빈 물병을 경기장에 반입한 뒤 급수대에서 물을 채워 마실 수 있었다. 그러나 FIFA는 이번 규정 개정으로 이러한 관행을 중단하기로 했다.
FIFA는 유리병, 병류, 기타 단단한 물체의 반입을 금지하는 규정을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FIFA는 성명을 통해 “선수, 심판, 팬, 자원봉사자 및 대회 관계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팬들은 이번 조치가 안전보다는 경기장 내 음료 판매 수익을 늘리기 위한 결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 축구 팬은 “물병 반입을 막는다고 해서 선수들의 안전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며 “결국 돈벌이를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보건 전문가들 역시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최근 경기장에 식수 보충 시설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으며, 관중들이 물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캔자스시티 지역의 응급의학 전문의인 캐롤린 클라크-마틴 박사는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는 탈수가 열사병 등 심각한 온열 질환과 사망 위험까지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안전 문제를 고려한 결정이라는 점은 이해하지만, 경기장에서는 매우 덥고 직사광선에 장시간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관중들은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FIFA는 월드컵 경기장 내 생수 가격이 각 경기장에서 평소 판매되는 가격 수준에 맞춰 책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클라크-마틴 박사는 “경기장 입장 전 충분히 물을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음료를 선택할 수 있다면 탄산음료나 맥주보다는 물을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FIFA는 이번 규정이 월드컵 팬 페스티벌(FIFA Fan Festival)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팬 페스티벌에서는 유리나 금속 재질이 아닌 빈 재사용 물병의 반입과 사용이 계속 허용된다.
<이점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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