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3-2017] 시조와 어우러진 클래식•재즈•힙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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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의 공연에서 컬럼비아대 시카고재즈 콤보가 스캇 헐 교수가 작곡한 곡을 연주하고 있다.

세종문화회·시카고시재단 주최 이색음악회 성황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마라…’ 한국의 고유한 정형시로 민족의 주체성이 담긴 시조가 클래식·재즈·힙합 등과 어우러진 이색 음악회가 열렸다.

세종문화회와 시카고시(詩)재단이 공동주최하고 시카고총영사관이 후원한 이 음악회는 1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21일 다운타운 소재 시카고시재단에서 열렸다. 한국의 고유한 시 형태인 시조를 현대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으로 만들어 주류사회에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해 온 세종문화회가 시카고지역 3명의 작곡과 교수에게 시조를 이용한 음악을 작곡하도록 위촉했고 그 결과물이 처음으로 연주돼 관심을 모았다.

행사는 ▲인사말(스테픈 영 시카고시재단 프로그램 디렉터, 오유심 세종문화회장) ▲축사(이종국 총영사-대독 하병구 영사)에 이어 ▲한국가곡 독창: ‘봄처녀’, ‘그네, ‘별'(바리톤 김기봉, 피아노 이소정) ▲바이올린·피아노 이중주 연주(김미숙 위튼대 교수 작곡) ▲재즈앙상블(스캇 헐 컬럼비아칼리지시카고대 조교수 작곡) ▲클라리넷·첼로·소프라노 삼중주 연주(테디 니더마이어 루스벨트대 교수 작곡) ▲힙합그룹 엘리펀트 레벨리온과 장구연주가 최수완씨 협연 등의 공연이 이어졌다.

이명한의 ‘가고파’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김미숙 교수의 곡은 바이올린의 고음과 잔잔한 피아노 연주로 고향의 향수를 불러일으켰으며, 스캇 헐 교수가 린다 수 박 작가의 ‘테니스’를 바탕으로 작곡한 곡은 테니스 선수 4명이 공을 주고 받는 듯한 재미있고 활동적인 느낌을 선사했다. 테디니더마이어 교수가 황진이, 이명한, 양사언의 작품을 바탕으로 만든 곡은 메조 소프라노의 독특한 음색으로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특히 힙합그룹 엘리펀드 레벨리온과 최수완 장구연주가의 협연은 한국어, 영어로 시조를 힙합스타일로 읊고 여기에 신나는 장구연주가 곁들어지면서 흥에 취한 관객들로 하여금 저절로 일어나 함께 춤을 추게 하는 등 이날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오유심 회장은 “한국의 아름다운 시조가 사회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 깊이 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카고지역 작곡가 3명에게 시조를 바탕으로 한 곡을 부탁했다. 그 결과 오늘 클래식, 재즈,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곡들이 탄생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시조를 알릴 수 있는 좋은 자리였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오전 다운타운 뉴베리도서관에서는 일선 교사들을 위한 시조 워크샵도 열렸다.<신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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