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여파 학생들 정신건강 ‘위험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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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T, 장기간 고립·질병 노출 및 피해 스트레스 원인
불안·우울증 검사 9%↑… 청소년 자살시도도 급증
학교 복귀 앞두고 교사들 정신건강 대처 준비 안 돼

코로나19 사태가 1년 넘게 이어져 오면서 초·중·고 학생들 정신건강이 위험 수위에 있다고 LA 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특히 학생들이 대면수업을 위해 학교로 돌아오고 있지만 교사들이 이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아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14개월간 팬데믹 사태 속에 과도한 스트레스 요인들로 학생들의 정신건강이 크게 악화됐다. 재정 불안, 죽음과 질병에 대한 노출, 장기간의 고립,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두려움 등이 스트레스를 유발했고 유색 인종이 이에 더 취약했다. 미성년들 사이에서 이러한 과도한 스트레스의 흔한 증상으로는 잦은 분노, 폭발적인 감정 표현, 삶의 희망을 잃은 듯한 행동, 집중력 저하, 새로운 정보 습득력 저하 등이다.

또 전국 병원들이 청소년의 자살 미수와 자살이 놀라울 정도로 증가했다고 보고하고 있으며, ‘멘탈 헬스 아메리카’의 보고서에 따르면 불안과 우울증으로 검사를 받은 11~17세 청소년의 비율이 2019년보다 9% 높아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반해 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에 적절하게 대응하도록 훈련된 교사는 적다. 신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교육부 차원에서 현재 K-12 교사에 대한 의무적인 학생 정신건강 훈련은 없다. 학생들이 전문 카운슬러에게 상담을 받기도 쉽지 않은데, ‘아메리칸 스쿨 카운슬러 연합’에 따르면 2019-2020 학년 기준 학생 대 학교 카운슬러 비율은 601대 1이었다.

LA타임스는 열악한 환경에 있는 켈리 초등학교의 제시카 빕스-폭스 8학년 교사의 사례를 전했다. 코로나19 사태 전 학생들이 넘치는 에너지로 들어와 떠들던 그의 교실은 매우 조용하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는데다 많은 학생들이 그 조차 참여하지 못하며 학생들은 모두 F학점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영향인데 그의 학생들은 코로나19으로 가족을 잃었고, 학부모들이 직장을 읽었다. 학생들의 가정에선 렌트비 납부, 질병, 시위 등 학생들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상황과 대화가 오간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정신건강은 매우 악화됐다.

그러나 그가 받은 학생 정신건강 관련 훈련은 지난 1년간 1시간 뿐이고, 17년간의 전체 교사 경력을 놓고 보면 거의 받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1학년 교사인 예세니아 차베스는 지난 1년간 특히 서류미비 이민자 가정의 학생들이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것을 많이 목격했다. 그들은 가족들의 퇴거, 추방, 사랑하는 사람들의 사망 등을 겪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정서나 학업 환경에 많은 문제가 생겼는데, 지난달 한인타운에 있는 UCLA 커뮤니티 스쿨에서 가르치기 시작한 학생들에게서 이를 더욱 느끼고 있다.

그와 같은 K-12 교사들은 자신이 제대로 준비돼 있지 않고, 코로나19으로 야기되거나 악화된 불안, 우울증 등 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더 많은 도구와 훈련이 필요하다고 느낀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교사들이 전문 상담자가 될 필요는 없지만, 그들의 학생들의 정신건강과 트라우마 징후를 확인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엔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감정 통제 방법을 제시하는 것, 불안과 공포의 감정을 표현할 기회를 주는 것, 학생들의 말을 경청함으로 학생들과 감정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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