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들 독립운동 산실, 역사 교육의 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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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C 캠퍼스 서쪽 카탈리나 스트릿 주택가에 위치한 흥사단 옛 단소 건물. 아파트 신축을 위해 철거를 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박상혁 기자]

■기획 / 철거 위기 흥사단 단소 지키기
개발사 아파트 계획
도산기념회 등 주축
건물매입 후 보존방안
한국정부 지원 요청
커뮤니티 힘 모아야

미주 한인 선조들의 발자취와 독립운동 역사가 담긴 LA 한인타운 인근의 흥사단 옛 단소 건물이 부지 아파트 개발 계획으로 철거 위기에 놓이자 한인사회 단체들이 모여 이 건물 보존 노력에 본격 나선 가운데 미주 한인 독립운동의 산실인 흥사단 옛 단소 건물을 한인사회가 지켜 한인 차세대 역사교육 장소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도산기념사업회와 흥사단 미주위원부 등 단체들이 주측이 된 흥사단 단소 구입추진위원회는 철거 위기에 놓인 흥사단 옛 단소 건물을 구입 및 보존하기 위해 현재 건물 소유주인 개발회사로부터 매입 및 한국정부에 구입 지원 요청 등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한인 이민사 지키기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 흥사단 옛 단소 건물의 역사와 배경, 현황 및 향후 과제를 짚어봤다.

■역사와 배경

도산 안창호 선생이 창립한 흥사단은 남가주 독립운동과 젊은 지도자 양성의 산실로, 그동안 미주 도산안창호기념사업회(총회장 홍명기),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이사장 윤효신), 흥사단 미주위원부(위원장 서경원) 등이 주축이 되어 캘리포니아 주 의회가 제정한 ‘도산 안창호의 날(11월9일)’ 등을 매년 공동 주최하며 도산 안창호 선생의 정신을 이어왔다.

USC 인근 사우스 카탈리나 스트릿에 위치한 흥사단 옛 단소는 흥사단이 1932년에 매입해 1978년 판매할 때까지 46년 간 사용한 장소로 1, 2층 총 3,550스퀘어피트, 대지면적 6,225스퀘어피트인 2층 주택 건물이다.

흥사단은 1913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안창호 선생이 8도 대표들과 함께 독립운동과 청년 지도자 양성을 위해 창립했다. 같은 해 LA 다운타운 벙커힐에 첫 단소 사무실을 개설했고 1915년 지금 수도전력국 자리인 106 노스 피규로아 스트릿 2층 목조건물을 빌려 단소로 사용하고 안창호 선생 가족도 2층 건물에서 거주했다.

1932년 흥사단은 지금의 3421 사우스 카탈리나 스트릿 2층 주택으로 단소를 이전해 1층은 흥사단 사무실로, 2층은 유학생 사무실로 사용했다. 건물 소유주가 재정적인 이유로 매물로 내놓으려고 하자 단우들이 2,500달러를 모아 구입했다. 김성권, 한시대, 홍언, 송종익, 김종림 등 애국지사들과 50여 단우들이 모여 독립을 논의하고, 1938년 안창호 선생이 서대문형무소 투옥 후 순국 소식을 들은 곳도 이곳이었다.

■현황

흥사단 미주위원부는 1978년 흥사단 옛 단소 건물을 8만 달러에 매각했다. 지진으로 인한 건물 피해와 누전위험으로 수리가 필요했지만 흥사단 초창기 단우들이 이미 고령에 접어들고 숫자가 적어 재정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이다.

1978년 이후 흥사단 옛 단소는 두 번 소유주가 바뀌다가 지난 2019년 매물로 나왔다. 당시 미주위원부는 소유 건물 자산 100만 달러에 한국정부 지원으로 흥사단 옛 단소 구입을 시도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USC 인근 아파트 전문 중국계 개발회사인 트리파링크가 187만3,000달러에 구입해 허물고 신축 아파트를 건축하기 위해 LA시로부터 철거 허가를 받아 놓은 상태다.

이에 흥사단 단소 구입추진위원회는 한국정부에 독립운동 사적지 보존을 위해 구입 지원을 요청하며 현 소유주인 개발회사와 협상 중이다.


■과제한국 정부 흥사단 옛 단소 구입 요청 진행은 LA총영사관을 통해 문화재청에서 독립운동 사적지로 구입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문화재청이 워싱턴 DC 소재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을 자주독립역사 복원을 위해 2012년 10월 재매입한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다음주 구입추진위원회는 LA 총영사관을 방문해 한인사회에서 모아진 뜻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 건물을 한국 정부가 매입하면 정부에서 직접 담당 공무원이 파견나와 사적지 직접 관리 및 경영을 하거나 대한인국민회, 미주 도산안창호기념사업회, 흥사단 미주위원부 등이 함께 위탁 관리를 맡아 차세대 미주 한인 독립운동 역사를 교육하는 도산 안창호 아카데미 혹은 도산 안창호 기념관 운영 등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역사교육관이나 기념관으로 운영될 경우 오랜 세월 개인 주택으로 사용하면서 낡아진 내부 리모델링이 불가피하고 운영에 따른 관리 비용도 마련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또 미주 한인 이민사에 중요한 의미가 있는 흥사단 옛 단소 지키기에 대한 한인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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