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림관헌
지난 2월1일 아이오와 주에서 열린 공화당과 민주당의 코커스를 시작으로 뉴햄프셔, 사우스 캐롤라이나, 네바다 주에서 공화- 민주양당의 프라이머리와 코커스를 거치면서 미국 대통령 선거 사상 보기 드문 이변 현상을 보고 그 원인 분석과 결과 예측이 분분하다. 일반적으로 예비후보들은 당내에서 정치적으로 성장한 중요 공직자, 특히 주지사나 상원의원, 군 장성 등 객관적으로 그들의 정치력이 어느 정도 증명된 인사들이 출마하게 되는데 금년에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명성 때문이었는지 민주당에서는 당내 인사라 하기에는 거리가 있는 사회주의자 샌더스 상원의원이 도전하였을 뿐이고, 시기적으로 여당심판 론과 맞물려 대선에 유리하리라고 추측되는 공화당에서는 십 수 명이 출마하여 난맥을 이루었었다가 이제는 5명으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4개주의 코커스와 프라이머리를 거치면서 민주당은 무명이던 샌더스의 예견하지 못한 돌풍과 무서운 추격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정부가 자당 후보자를 범죄자로 입건하거나, 벤가지 사건과 같은 거짓이나 잘못의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클린턴의 후보지명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화당 내부에서는 현 정부의 실정(失政)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떨어져 가는 국격(格)을 높여 다시 영광된 미국을 외치는 애국주의자들과 아직도 오바마 행정부의 독주에 속수무책인 제도권에 안주하는 이른바established Republican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서로 헐뜯고 있다.
공화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은 7년간 오바마정부가 세계지도국가로서의 미국의 위상을 보통국가로 전락시키고, 테러와 국경수비에 실패하여 사회불안을 조성하고 이민, 경제, 재정, 국방에 이르기 까지 총체적으로 국세(國勢)를 decline시키는 것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그들의 책임에 분노하면서 공화당 제도권 밖-트럼프를 지지하는 것 같다.
지난 7년간 대선과 총선을 통해 상하 양원을 다수당으로 만든 티파티 공화당 보수파들, 특히 그동안 당을 앞세운 Super PAC의 지원을 받은 부시, 루비오, 크루즈 예비후보 등은 트럼프를 끌어내리려 악다구니가 되어 싸웠지만 결국 공화당 지지자들(they are REPUBLICAN)은 점차 더 크게 뭉치면서 첫 4개주에서 움직일 수 없는 대세를 이루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 후, 부시가 눈물을 흘리며 워싱턴 공화당 지도부의 바람 따라 사퇴하면서 네바다 코커스에서는 루비오에 표를 모아주리라 기대했지만 그 결과는 그 부시표도 루비오가 아닌 트럼프가 다 삼키어 46%라는 최대지지를 얻어 며칠 남지 않은 3.1.수퍼튜스데이까지 트럼프 질주를 늦출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공화당 지도부에서도 나오고, 민주당과의 결선에서 공화당이 승리하기 위하여는 트럼프를 공화당의 기수로 조기에 내세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자각하면서 더 많은 트럼프 지지가 늘어날 것 같다.
공화당 재집권의 관건이 되는 티파티와 인디펜던트 성향 유권자들이 같은 티파티 상원의원인 루비오와 쿠르즈 보다 더 강한 보수- 트럼프에 열광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다듬어 지지 않은 거친 말과 설명되지 않은 짧은 말이, 다듬어진 달변(達辯)과 미끈한 웅변을 이기는 까닭은 무엇인가? 아마도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한 치를 더 치고받지 못해, 오바마에게 밀린 매케인이나 롬니를 지지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와 또 이미4년간 공화당이 상하 양원을 잡고서도 아무 것도 성사시키지 못한 것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가 묻어있기 때문이 아닐까?
많은 사람들은 기성정치인들이 정당한 비판 없이 한 말로 매도하는 트럼프를 변명해줄 용기나 적절한 방법이 없기 때문에 소리 없이 투표로 그들에게 면박(面駁)해주는 것 같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부시가 손을 털자, 이번에야 말로 루비오가 트럼프와 크루즈를 따돌릴 것으로 생각했으나 크루즈를 좀 찔렀을 뿐, 트럼프는 오히려 아이오와 코커스 이래 최고인 46%로 승리를 거두었다. 이로서 트럼프는 지명선인 1237중 이미 81명의 대의원을 확보했으나 크루즈는 17, 루비오는 16을 얻는데 그쳐서 큰 이변이 없는 한 공화당 지도부의 야유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후보가 될 것이고, 공화당원들은 투표하면서 너희가 아니라 우리가 공화당의 주인이다! 라고 손을 흔들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