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압도한 디즈니+, OTT 왕좌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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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사태 속에서 온라인 동영 서비스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로이터=사진제공]

2분기 신규 가입 1,200만, 넷플릭스는 154만에 그쳐
글로벌 가입 1억명 적지만 서비스 2년 만에 시장 안착
애니서 마블·스타워즈까지$ 한국서도 11월부터 서비스

디즈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디즈니+’가 기대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올해 2분기에 넷플릭스를 압도했다. 미국 미디어산업계가 OTT를 중심으로 전면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콘텐츠 왕국인 디즈니가 기존 최강자 넷플릭스를 넘어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디즈니는 올 2분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5% 증가한 170억 달러(약 20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익 면에서도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 2분기의 47억 달러 적자에서 이번에는 9억 1,800만 달러의 순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디즈니의 여러 사업 가운데서도 디즈니+의 실적이 가장 눈에 띄었다. 2분기 신규 가입자는 1,200만 명으로 같은 기간 154만 명 유치에 그친 넷플릭스를 압도했다. 이로써 디즈니+ 가입자 수는 총 1억 1,600만 명으로 늘었다.

넷플릭스 글로벌 가입자는 2분기 기준 2억 900만 명으로 디즈니+보다 1억 명 가까이 많다. 그러나 디즈니+가 지난 2019년 서비스를 개시한 후 단기간에 이같이 성장한 점을 감안할 때 조만간 추월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2분기 1,010만 명을 신규 유치한 데 이어 올 2분기 154만 명을 모으는 데 그치며 성숙 또는 하락기에 접어들었다.

디즈니+는 콘텐츠 면에서도 아동용 애니메이션 중심인 디즈니를 비롯해 픽사·마블·스타워즈·내셔널지오그래픽까지 보유하고 있어 거금을 투자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온 넷플릭스보다 풍부하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기타 랑가나단 애널리스트는 “디즈니+는 더 많은 콘텐츠로 가입자를 끌어들일 수 있었다”면서 “그들은 (넷플릭스 등과의) 스트리밍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분석했다.

디즈니+는 오는 11월부터 한국·홍콩·대만에서도 공식 서비스를 시작해 아시아 시장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디즈니+가 국내 이동통신사 중 어느 곳과 어떤 방식으로 제휴할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앞서 넷플릭스는 2016년 1월 국내에 진출한 뒤 2018년 LG유플러스와 손잡고 LG유플러스 인터넷TV(IPTV)에 서비스를 탑재해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웠다.

디즈니+ 역시 한국 서비스 시작 단계부터 이통사와 제휴해 국내 시장 공략의 속도감을 높일 계획이다. 현재는 KT와 LG유플러스가 디즈니 측과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디즈니는 2분기 테마파크 사업에서도 재미를 봤다. 2분기부터 미국 내 대부분의 디즈니 테마파크가 재개장하면서 상품 판매 수입이 급증했다. 디즈니 경영진은 테마파크 예약이 2분기보다 더 많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급속히 번지고 있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디즈니의 향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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