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가뭄·폭염·홍수···지구촌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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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가주 지역의 초대형 산불이 계속되면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일깨우고 있다.

미주대륙 곳곳 물난리
역대 가장 뜨거운 여름
가뭄은 120년전의 5배
동시다발 기상이변 속출
“기후변화 관련성 뚜렷”

올여름 곳곳에서 산불과 가뭄, 폭염, 홍수 등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끊이지 않으면서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촉발한 기상 이상 현상이 점점 더 자주, 강도 높게 일어나고 있다면서 앞으로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 21일 테네시주 중부 험프리스 카운티를 중심으로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최소 22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실종됐다.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24시간 동안 17인치 이상의 비가 카운티 맥웬 지역에서 측정됐다. 이는 테네시주에서 하루 동안 내린 비로는 역대 최고 기록이다.

또한 허리케인 ‘헨리’가 뉴욕에 비를 몰고 오면서 이날 맨해턴 센트럴팍에서는 4.45인치의 강수량으로 이 지역 하루 강수량 신기록을 세웠다. 멕시코에서는 같은 날 허리케인 ‘그레이스’가 동부 해안을 강타하면서 폭우가 쏟아져 베라크루스주 22곳에서 홍수가 발생하고 주도 할라파 시에서만 최소 7명이 사망했다.

뉴욕타임스는 허리케인과 기후변화의 연관성이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며 지구가 더 따뜻해지고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점점 더 강력하고 더 많은 비를 뿌리는 허리케인을 겪을 수 있다고 전했다. 기후 분석기관 ‘기후서비스’의 선임 연구원 짐 코신은 CNN 방송에 “지구온난화가 열대성 사이클론이 도달할 수 있는 최대풍속 강도를 높인다는 확신이 있다”며 “이는 다시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지난달 중순 독일과 벨기에 등 서유럽에서 물폭탄이 쏟아져 수백 명 사망자를 낸 대홍수도 기후변화가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됐다.

폭염과 산불, 가뭄 등 다른 얼굴의 기상 이상 현상도 세계 각지에서 큰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에서 지난 11일 낮 최고기온이 섭씨 48.8도까지 치솟았고 터키, 그리스, 키프로스 등 다른 남유럽 국가들에서도 기록적인 폭염과 산불이 장기간 계속됐다.

러시아에서는 폭염과 가뭄으로 수백 건의 대형 산불이 나면서 최근까지 1,400만㏊ 이상이 소실됐으며 산불로 뿜어져 나온 막대한 양의 연기가 바람을 타고 3천㎞ 이상 떨어진 북극까지 사상 처음으로 도달했다. 지중해 연안 북아프리카 국가인 알제리와 튀니지에서도 이상 고온 속에 산불이 여러 날 이어졌다.

그에 앞서 지난달 캐나다와 미국 서부 지역은 열돔 현상에 따른 폭염으로 수백 명이 사망하는 충격을 겪었으며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미 서부 지역은 몇 달째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올해 7월 지구 표면온도가 20세기 평균인 섭씨 15.8도보다 0.93도 높은 16.73도를 기록해 7월 지구 표면온도(지표면+해수면)로는 관측이 시작된 1880년 이래 최고치였다고 분석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최근 발표한 제6차 평가보고서 제1실무그룹 보고서에는 온난화로 치명적인 폭염과 극심한 가뭄이 더 빈번해질 것이라는 경고가 담겼다.

월스트릿저널(WSJ)은 이 보고서를 인용해 전 세계에서 폭염이 1900년 이전보다 5배 더 자주 일어나고 있으며 지구가 산업화 이전보다 2도 높아지면 그 빈도는 14배까지로 높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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