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에 오히려 날개 달은 ‘K-김치’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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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건강 식품 이미지와 함께 한류 영향으로 한국산 김치의 대미 수출액이 올해 8월까지 전년에 비해 16%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상혁 기자]

올해 대미수출 전년비 16% 상승, 인기 이어가
‘건강한 식품’ 이미지에 한인·주류사회 소비 급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운 물류 대란으로 국제 교역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한국산 김치의 수출길에는 거침이 없다.

올해 8월까지 한국 김치의 수출이 대폭 늘어나면서 대망의 대미 수출액 3,000만달러 달성이 점쳐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면역 강화 식품’으로 알려진 한국산 김치가 이제는 영화와 음악 등 한류 문화에 힘입어 미국인들에게도 각인되면서 인지도를 높여간 탓으로 분석되고 있다.

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LA지사(지사장 한만우)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대미 수출액은 1,893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의 1,637만달러에 비해 15.6%나 증가했다.

한국산 김치 전체 수출은 대미 수출 호조에 힘입어 8월까지 1억1,146만달러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13.8%이 성장세를 보였다.

국가별 김치 수출액을 보면 일본이 5,719만달러로 51.3%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이어 미국, 홍콩(538만달러), 대만(454만달러), 영국(403만달러) 등의 순이었다.

한국산 김치의 대미 수출은 지난해부터 늘어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건강에 대한 염려가 커진 상황에서 한국산 김치가 면역력을 높이는 건강 식품이라는 인식이 커진 것이 수출 신장에 기여했다.

김치가 한국인만 먹는 독특한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 건강을 유지해주는 우수한 식품이라는 인식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확산된 계기가 코로나19였던 셈이다.

여기에 방탄소년단(BTS)이나 싸이 등을 통해 인기를 얻고 있는 K-팝에다 지난해 오스카 상을 거머쥔 ‘기생충’에다 최근엔 ‘오징어게임’으로 K-무비가 더해지면서 한국산 김치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지도를 끌어올린 것이 대미 수출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aT LA지사 한만우 지사장은 “코로나19 이후 김치 효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한류 영향으로 한국 김치의 대미 수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8월에 1,900만달러에 육박하는 수출 상승세를 감안하면 올해 목표액인 3,000만달러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산 김치의 대미 수출 상승세에는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해운 물류 정체에 따른 물류 대란에도 불구하고 ‘종가집’ 김치를 수출하는 대상과 ‘비비고’ 김치를 수출하는 CJ제일제당 등 주요 김치 업체들의 수고도 빼놓을 수 없다.

LA와 뉴욕 등 소위 한인 시장을 벗어나 주류 시장으로 한국산 김치의 시장 점유율을 높여 가기 위해 각종 마케팅과 SNS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대상아메리카 길희영 서부지역본부장은 “종가집 김치의 월마트와 코스트코 입점 물량이 8월 현재 2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미주 수출이 70% 가량 상승했다”며 “신선한 김치를 공급하기 위해 LA 인근에 현지 공장을 세우고 시험 가동 중이며 이르면 12월부터 정식 김치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산 김치 알리기에 한국 정부 기관과 한인 경제 단체들도 손을 걷어 부치고 나서고 있다.

지난 8월 캘리포니아 주의회가 다음달 22일을 ‘김치의 날’로 지정해 공식 기념하기로 결정했다. ‘김치의 날’ 행사를 LA총영사관과 공동 주관하고 있는 미서부한식세계화협회(회장 임종택)에 따르면 다음달 22일 LA 총영사 공관에서 열리는 ‘2021 김치 페스티벌’ 행사에는 NBC, ABC, 폭스뉴스 등 주류 언론을 비롯해 50여명을 초대해 김치를 버무려 만드는 체험 행사와 함께 한국 팝과 전통 음악 연주, 한복쇼를 통해 한국 김치를 주류 사회에 알릴 계획이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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