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증명, 고객도 업주도 미적미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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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시가 식당과 샤핑몰 등 모든 실내 업소를 방문하는 고객들의 백신접종 증명 제시 의무화 조치를 8일부터 시행했다. 이날 한인타운 코리아타운 플라자 몰 입구에서 경비원이 입장 고객들의 백신카드를 확인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타운 식당·소매업소 등 의무화 시행 소극적
일부 손님 항의하기도

“무슨 밥 먹으러 오는 데 아이디야!” “밥 먹기 참 복잡하네.”

식당을 비롯한 실내 영업장 출입 시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을 확인하는 조치가 첫 실시된 8일, LA 한인타운 내 한인 식당에선 백신 접종 확인 작업을 놓고 공급난과 인력난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고객들을 놓칠까 우려하는 마음에 백신 접종 확인을 아예 하지 않는 업소가 있는가 하면 백신 접종 확인에 발끈하는 고객들의 항의를 받는 업소들도 나타나는 등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가는 한인타운의 첫날은 준비와 이해 부족으로 하루 종일 혼란이 빚어졌다.

이날부터 실시된 LA 시의 ‘백신 패스’는 식당과 술집을 비롯, 커피샵, 미용실, 헬스장 등 거의 모든 실내 영업장에 적용됐다.

백신 패스와 관련해 한인타운 내 한인 식당들 중 제대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인을 하는 곳은 일부에 그칠 정도로 아직은 준비가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타운에서 근무하는 한인 직장인 K모씨는 “올림픽길에 있는 중국 음식점에서 직장 동료들과 점심 식사를 했는데 백신 접종 확인은 없었다”며 “다른 손님들도 백신 접종 확인은 없었던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한인 식당들이 백신 접종 확인에 소극적이었던 것은 준비 부족과 함께 고객 이탈 우려 때문이다.

카페 센트 장기철 대표는 “식당 출입구에 백신 접종 확인에 대한 안내문을 붙여 놓았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며 “백신 맞았다고 하면서 자리를 잡는 손님에게 백신 카드를 보여달라는 말을 차마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인력난으로 직원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백신 접종 확인을 위한 전담 직원을 고용해야 하는 일도 한인 식당 업주들에게는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했다.

6가길 선상의 고깃집 업주는 “가뜩이나 직원도 부족해 홀 서빙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백신 접종 확인을 위해 정문에 직원 1명을 더 배치하기는 현실상 어려운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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