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된 한인은 카재킹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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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한 한인 박모씨가 2일 오전 7시경 자신의 벤으로 걸어가고 있는 모습.<시카고 선타임스>

왜 총격을 가했는지 의아해하는 한인들 많아
감시 카메라 영상 속의 비밀

지난 2일 자신이 사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강도에게 피살된 한인 박래섭씨 보도<본보 7일자 A1면> 를 접한 한인들은 안타까움을 나타내면서도 총격이 의아스럽다는 질문을 쏟아내고 있다.

우선 고 박씨의 밴으로 다가선 흑인이 갑자기 총을 쏘고 뒷걸음 치며 달아난 점이다.

처음에는 독자들이 이 사건이 무슨 원한 관계에 의한 것인가 하는 의문을 던졌다. 그는 택시 영업을 하던 것으로 알려져 그 날도 여느 때와 같이 영업을 하기위해 자신의 미니밴으로 가서 운전석 문을 연 것으로 보인다.

바로 그때 뒷골목에서 은색 4도어 기아 포르테 차량이 지나간다. 차 문을 열고 서있던 박씨를 목격하자 차는 곧 멈춰섰고 이어 운전석에 있던 후디티를 입은 흑인 남성이 밴으로 다가가는 영상이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나서 범인은 바로 총을 쏘고 자기 차로 되돌아간다. 어떤 독자는 카재킹으로 보이는데 뭔가 상황이 벌어졌고 범인은 순간적으로 총을 쏘고 도주한 것 같다는 의견도 나왔다.

아직 범인이 검거되지 않아 정확한 사실 확인은 어렵다. 다만 비디오 정황으로 보아 문을 열고 옆에 서있는 박씨에게 범인이 다가서며 어떤 행동을 취했는지 의문이다. 무슨 말이 오갔는지 몸싸움은 벌어졌는지 확실치 않은 상태에서 범인은 총격을 가했다.

최근 일어난 카재킹 기사는 본보에서도 여러 번 다뤘다. 대부분 고급 승용차나 스포츠 유틸리티 (SUV)차량을 모는 여성 운전자들에게 다가가 차 키를 요구하고 차량을 빼앗아 달아나는 정황은 비슷하다. 다만 남자 운전자의 경우 카재킹을 하는 순간 실갱이가 벌어질 수 있다는게 경찰의 전언이다.

경찰에 의하면 범인들이 차량 탈취를 위해 불특정 차량의 운전자에게 다가설 경우 차 키를 순순히 건네받지 못하게 되면 대부분 운전자에게 총격을 가하고 도망가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본보는 카재킹 중 총에 맞아 부상당했다는 스토리를 다룬 적이 있다. 길거리에서든 집 근처에서든 혹은 주유소에서든 카재킹을 위해 강도들이 다가오면 무조건 그들의 말에 따르라는 것이 경찰의 조언이다.

카재킹을 저지르는 10대 청소년들의 대부분은 주로 총을 소지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따라서 그들과 말다툼을 하는 것은 현명한 대처가 아니며 키를 넘겨주고 안전하게 현장에서 빠져 나오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귀중한 소지품과 아끼던 차량을 빼앗기는 것은 아쉽지만 물건은 다시 구입해도 되고 차량도 보험에서 처리할 수 있어도 사람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기에 범인의 요구에 따르라는 것이 범죄 전문가의 조언이다.

한편 시카고 거주 한인의 피살사건을 접한 총영사관의 박재석 경찰 영사는 본보의 연락에도 감감무소식이다.

한인동포들의 안전을 위해 본국에서 파견되어 온 경찰 영사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답답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루빨리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시카고 제3 에어리어 형사들과 수사 공조 체제를 수립해 신속한 범인 검거를 위해 발로 뛰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고 한 독자는 전했다.

며칠 전 챠이나타운에서 중국계 71세 남성이 보도를 걸어가다가 지나가던 차량에서 나온 범인에게 수 발의 총을 맞고 사망한 케이스를 보면 챠이니즈 커뮤니티는 목소리를 냈고 범인은 경찰에 즉시 검거됐으며 경찰측은 범인이 23살의 흑인 청년이라며 사진까지 배포했다.

브린마길 근처에 사는 한인 L 씨는 “약 60년의 역사를 가진 시카고 한인회도 근처에 위치해 있고 총영사관에는 경찰 영사도 파견되어 있다는데 이런 일이 터지면 과연 누가 우리 한인동포들의 권익을 지켜주고 생명을 보호해 주는데 앞장설지 의문이 간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표시했다.<이점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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