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나깨나 지키자’ 현관 앞 배달소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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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샤핑 시즌 맞아 절도 수법 갈수록 다양
박스 속 물건만 빼내가···직접 픽업·라커 이용을

얼마 전 LA 한인타운 지역 콘도에 살고 있는 한인 김모씨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온라인에서 구매한 상품을 담은 우편물이 집 앞에 도착한 것을 발견했다.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 포장 박스가 뜯겨져 있었고 안을 들여다 보니 내용물이 없었다. 절도범이 포장 박스는 그대로 두고 물품만 빼간 것이었다. LA의 한인타운 아파트에 살고 있는 최모씨 역시 수일 전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

LA 인근 주택에서 살고 있는 이모씨의 경우는 온라인에서 가족의 선물을 다수 구매했는데, 온라인에서 모두 배송이 됐다고 표시됐지만 며칠이 지나도 물건이 보이지 않았다. 나중에 CCTV를 확인해 본 결과 신원을 알 수 없는 누군가가 배송된 소포를 통째로 훔쳐간 것으로 확인됐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앞두고 절도와의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온라인 샤핑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현관 해적’(Porch Pirate)으로 불리는 소포털이가 기승을 부리며 한인들도 피해를 입고 있는 가운데, 포장박스는 그대로 두고 물품만 빼내가는 신종 수법도 등장해 주의가 요구된다.

시장조사업체 C+R 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응답자의 59%가 일주일에 1개 이상의 소포를 받은 가운데, 43%가 소포를 한 번이라도 도난당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이는 2019년의 36%에서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최근 많은 언론들이 소포 도난 피해 예방을 위한 노하우를 전하고 있다. 매체 씨넷(Cnet)에 따르면 먼저 배송회사들이 제공하는 배송 현황 시스템을 활용해 소포의 배송 상황을 수시로 확인, 배송된 후 소포를 오랜시간 밖에 방치하지 않고 빨리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하면 물품만 빼가는 신종 수법 역시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카메라가 달린 알림 기능이 있는 비디오 초인종을 설치하는 것, 아마존을 이용할 경우 ‘아마존 라커’ 배송을 고려할 것, 우편함을 좋은 것으로 교체하는 것 등도 예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매체는 조언했다.

이에 더해 배송방법에서 배송시 수취인의 서명을 받는 방법을 선택할 것, 우편함 경보기 설치, 주택내 보안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는 사실 표시 등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소포를 직장으로 배달시키거나, 현관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한편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배달 업체들마다 손이 닿는 아파트 문고리나 게이트 등을 배달원이 최대한 만지지 않도록 하는 비대면 택배가 늘어난 가운데, 절도범들은 이 상황을 악용해 평소보다 더 쉽게 택배를 훔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급 아파트에 입주자인 척 가장해 침입한 뒤 문 앞에 방치된 패키지 등을 들고 아파트를 빠져 나가는 범행 수법도 알려졌다.

소포 도난 사고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 배달 장소 설정에 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UPS를 사용할 경우 직접 픽업이 가능한 장소 혹은 직장에서 물품 배달이 허용될 경우 회사 주소를 기입하는 게 좋다. 아마존 샤핑의 경우 번거롭더라도 ‘아마존 락커’를 이용하는 편이 도난을 방지할 수 있다. 주문자는 집에서 가깝거나 물건을 픽업하기 좋은 장소에 위치한 아마존 락커를 웹사이트에서 선택, 배달시킬 수 있다.

LAPD 공보실 관계자는 “절도범들이 고급 아파트에 입주자인 척 가장해 침입한 뒤 문 앞에 방치된 패키지 등을 들고 아파트를 빠져 나가는 범행을 저지르고 있다”며 “안전 게이트 시설 및 폐쇄회로(CCTV) 카메라가 설치된 고급 아파트 단지라도 사각지대가 있기 때문에 범인을 잡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경비가 삼엄한 고급 아파트라도 안심하지 말고 항시 문을 잠그고 의심스러운 사람이 있으면 절대 문을 열어주면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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