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도시, 범죄 급증에 삭감했던 경찰예산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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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뉴욕·LA 등

지난해 미 전역에서 인종차별 항의시위가 불거지자 경찰 예산을 삭감했던 민주당 성향 지역 당국들이 다시 경찰 예산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 삭감 후 살인, 성폭력, 강도 등 강력 범죄율이 치솟은 데 따른 것이다.

29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시카고, 뉴욕, 포틀랜드, 미네아폴리스, 볼티모어, 로스앤젤레스, 오클랜드 등이 이런 도시들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도시는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미 전역을 뒤흔들던 지난해 ‘경찰 예산을 끊어라’(Defund the police) 구호가 힘을 얻자 경찰 예산을 대폭 줄였다.

미국은 지난해 경찰의 잔혹한 진압 행위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목숨을 잃은 일을 계기로 전국적 인종차별 항의 운동이 벌어진 바 있다.

지난해 뉴욕과 로스앤젤레스가 3억1천700만달러(약 3천760억원), 1억5천만달러를 삭감했고, 다른 도시들도 수백에서 수천만달러 가량을 줄였다

그러나 지난해 십수 개 도시에서 살인·강간·강도 발생이 기록적 수준으로 집계됐고, 올해에는 강력 범죄 발생 건수가 더 늘 것으로 보인다고 더타임스는 내다봤다.

미국에서 진보 도시로 손꼽히는 포틀랜드에서는 지난 9월까지 살인이 73건 발생했는데, 이는 기존 최다치였던 1987년 66건보다 많다.

시카고의 경우 올해부터 이달 21일까지 집계된 살인은 783건으로 지난해보다 4.5% 증가했다. 성범죄는 29% 늘었다.

플로이드의 죽음으로 인종차별 반대 운동 진앙이 된 미네아폴리스도 전년 대비 살인이 13.4% 뛴 것으로 집계됐다.

그 외 뉴욕, 볼티모어 등에서도 올해 살인이 2~3% 더 많이 발생했다.

공교롭게도 이 도시들은 모두 올해 경찰 예산을 다시 늘렸다.

뉴욕이 4억6천500만달러로 가장 큰 폭으로 경찰 예산을 늘렸고, 시카고도 1억8천900만달러를 투입하며 뒤를 이었다.

가장 적게 예산을 늘린 도시는 오클랜드와 포틀랜드로 각각 330만달러, 520만달러를 추가했다.

더타임스는 뉴욕,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등 시 당국이 예산 삭감 후 치솟은 범죄율로 경찰 예산을 끊어라 운동을 외면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민주당 소속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은 범죄 증가로 연방 당국에 지원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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