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덮치는 오미크론···고기 먹기 어려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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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노동력 부족으로 육류산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육류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되는 모습. [로이터]

소·돼지 도축 전년 대비 급감
유통 등으로 인력 부족 번질듯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한 경제 충격 여파가 식탁 위를 덮치기 시작했다. 노동력 부족에 육류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인데 가격 상승으로 고기 반찬 먹는 것도 힘들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9일 농무부에 따르면 새해 들어 첫째주 전국에서 도축된 가축수가 전년 대비 대폭 감소했다. 돼지의 수는 한 해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5%, 소도축은 3.6% 줄어든 것이다. 도축 수가 1년 만에 급감한 것은 노동력 부족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폴라 솔드너 전국식품검사합동위원회 의장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점점 더 많은 식품 검사관들이 코로나19 문제로 병가를 내는 상황”이라며 “델타 변이 때는 노동력 부족이 심각하지 않았는데 오미크론은 우리를 최악의 상황으로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육류시장이 오미크론 변이 충격을 먼저 받은 것은 생산 과정에서 노동력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축은 야채, 과일 같은 다른 식료품보다 축산부터 품질 검사, 도축, 포장 등 최종 제품까지 거쳐가는 단계가 긴 편이다. 현재 오미크론 변이 탓에 노동력 부족이 가장 심각한 부분은 품질 검사 영역이다.

전국식품검사합동위원회에 따르면 문제가 가장심각한 네브레스카주 중부에서는 전체 식품 검사원의 35%가 코로나19 문제로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해당 업무의 경우 직접 소나 돼지 등 가축을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재택 근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축산업종 기업들도 고민에 빠졌다. 가격을 인상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일부 지역에서는 제품을 공급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식품기업 에그이노베이션의 존 브룬켈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거의 1년 동안 부족한 인력으로 회사를 꾸려왔는데 오미크론으로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며 “우리는 사실상 사업과 관련해 제대로 업무를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다”고 설명했다.

육류시장에서 나타난 노동력 부족 문제는 다른 식료품 사업으로도 번져나갈 것으로 우려된다. 당장 비대면 업무가 불가능한 유통업체에서 현장 직원들의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시간에 기반을 둔 식료품 유통업체 스파르탄내쉬는 최근 몇 주 동안 직원들의 코로나19 감염 전파가 이전보다 약 3배 더 심각해졌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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