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분석] 소비지출물가 40년만 최고···역대 최악 인플레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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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래 최고 수준의 인플레가 현실화되면서 시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시민이 마켓에서 장을 보고 있다. [로이터=사진제공]

12월 PCE 물가 5.9%↑···오르지 않은 것 없어
1980년대 초 최악 인플레 시대 다시 도래하나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참고하고 중요시하는 물가지표가 4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민간 근로자 임금도 역대 최대폭으로 상승해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연방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5.8% 올랐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1982년 6월 이후 최대폭 상승이라고 CNBC 방송이 전했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도 전년 동월보다 4.9%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4.8%를 살짝 상회해 1983년 9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로는 PCE 지수가 0.4%, 근원 PCE 지수가 0.5% 각각 상승했다.

PCE 물가는 오일쇼크가 경제를 강타한 1974년과 1980년 당시 두자릿수까지 치솟았다가 급격하게 안정화했고, 그때 이후로는 줄곧 한자릿수에서 움직였다.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역사적으로 얼마나 높은 수준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PCE 물가가 더 오른다면, 사실상 1980년대 초 초인플레이션 이후 최악의 시기를 보내는 것이다.

특히 근원 PCE 지수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추이를 관찰할 때 가장 선호하는 물가 지표라는 점에서 이번 수치가 오는 3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더 무게를 실을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경제 전망을 할 때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아닌 PCE 전망치를 내놓는다. 연준의 물가 목표치는 연 2.0%다.

반면 개인소득은 0.3% 증가해 시장 예상치(0.4%)를 밑돌았다. 소비 지출은 0.6% 감소했다. 현지 언론들은 전 세계적인 공급망 차질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평소보다 연말 쇼핑 시기가 앞당기며 12월 소비 지출이 부진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지난해 연간 고용비용지수(ECI)가 전년보다 4.0% 올라 지난 2002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폭 상승했다는 점도 인플레이션 공포를 더했다. 민간 근로자의 임금과 수당을 반영하는 이 지수는 4분기 1% 상승했다.

이는 임금 상승이 인플레이션 심화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연준의 관측과 일치하는 결과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 “생산성을 넘어서는 지속적인 실질임금 상승이 인플레이션에 상방 압력을 가할 위험성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이처럼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는 신호에 연준 내부에서 신중한 긴축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총재는 이날 NPR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통화정책을 조일 것”이라면서 “이는 경제에 대해 브레이크를 밟는 게 아니라 가속페달에서 살짝 발을 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이르면 3월부터 시작해 올해 4회 이상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측이 잇따라는 가운데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연준이 0.25%씩 연내 7회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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